적자 따른 경질설 불식…신임사장에는 농협생명 서기봉씨,·농협캐피탈 고태순씨

이경섭 NH농협은행장이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금융권은 이 행장에 대해 농협은행의 상반기 대규모 적자에 따른 책임으로 물러날 것으로 전망했었다. / 사진=뉴스1

이경섭 NH농협은행장이 퇴진설을 불식시키고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금융권은 이 행장이 농협은행의 상반기 대규모 적자에 따른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으로 예상했었다.

농협금융지주는 27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통해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자 추천을 완료했다. 여기서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제외돼 남은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이 행장의 임기는 내년말까지다.

이경섭 행장은 임기가 1년 남았지만 상반기 농협은행의 대규모 적자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특혜 대출 의혹으로 거취가 불분명했다. 지난 10월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김정식 농협중앙회 부회장, 이상욱 농협경제지주 대표, 허식 상호금융대표 등에게서 사표를 수리했다. 당시 금융권에서는 이경섭 행장도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중앙회는 이를 부인했었다.

최근 농협은행의 대규모 부행장 인사 단행도 있었다. 지난 11일 농협은행 부행장 인사에서 11명 중 9명이 바뀌었다. 이중 5명이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거취가 불분명했던 이경섭 은행장이 자리를 유지한 배경에 대해 "농협은행의 조선해운업 부실 대출은 2005년 이후 지속됐다. 이경섭 행장은 현직 행장으로서 관리 책임은 있지만 직접적 책임은 없다"며 "이 행장이 임기를 시작한 올해 조선해운업 대출은 신규로 나가기보다 정부 방침대로 따라간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이 행장이 적자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임기중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언론보도로 인한 잘못된 인식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이번 농협금융 임추위에서 서기봉 NH농협은행 부행장이 농협생명의 신임 사장으로 내정됐다.

서기봉 내정자는 농협은행의 지주공동플랫폼 모델인 올원뱅크를 출시하고 안착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농협캐피탈 사장에는 고태순 농협캐피탈 부사장이 선임됐다.

고 내정자는 지난해부터 캐피탈 부사장(총괄영업본부장)을 맡아 2조원대의 영업자산 규모를 2년 만에 3조원대로 성장시켰다. 150억원 수준의 당기순이익도 300억원대로 끌어올렸다.

특히 임추위는 이번 인사에서 이성권 농협은행 자금운용부장을 농협선물 대표이사로 발탁했다. 농협금융은 통상적으로 상무급(부행장급) 인사 중에서 계열사 대표이사를 선임해 왔다. 이례적 인사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이성권 내정자는 농협은행의 자금운용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실무·전문가형 최고경영자(CEO)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내정자들은 회사별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임기는 내년 1월 1일 시작한다. 농협생명과 농협캐피탈 주총은 오는 29일, 농협선물은 2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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