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타 지역보다 여전히 청약경쟁률 높아…단기투자자 흡수 전망도

지난 16일 부산 ‘e편한세상 동래명장’ 견본주택을 찾은 내방객들이 주택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대림산업

 

 

올 한해 아파트 청약열풍을 이끌어 온 부산 부동산 시장이 연말까지 뜨거운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11·3 대책으로 청약조정대상지역에 지정되면서 신규 분양시장이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부산 시장은 대책 시행 이후에도 대박 경쟁률을 내놓으며 청약열기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증명했다.

26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21일 대림산업이 부산 동래구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동래명장’은 평균 경쟁률 66.95 대 1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됐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평형은 59㎡ A타입 124.33 대 1로 여전히 100대 1을 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 단지는 11·3 대책으로 인해 동래구를 비롯해 해운대구·연제구·남구·수영구 등 부산의 5개 구가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해당 지역구에서 처음 분양한 곳이다. 업계에서는 11·3 대책 이후 부산 부동산 시장의 변화 양상을 내다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11·3 대책 이전 분양한 주요 단지들이 수백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결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다만 여타 지역 청약시장이 싸늘하게 식어 미분양이 속출하는 것에 비하면 여전히 부산의 수요가 충분하다는 게 증명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부산 남구 대연동 A공인 관계자는 “그동안 청약으로 추가 수익을 얻어온 투자 수요가 원천적으로 차단되면서 비정상적이던 경쟁률 거품이 꺼지긴 했지만 신축 아파트가 적은 지역 특성상 실수요자 만으로도 뜨거운 열기가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청약열기에 대해 부산의 5개 자치구가 전매제한을 피해간 영향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부산의 5개 자치구는 11·3대책 조정 대상지역에 포함돼 1순위 자격 조건 등은 강화됐지만, 전매제한 강화 적용에서는 제외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전매제한 규제가 1년 넘게 적용되는 다른 인기 지역으로의 투자를 포기한 사람들이 부산으로 몰리는 경향도 있어 앞으로도 높은 청약 경쟁률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B공인 관계자는 “전매제한이 없다 보니 부산 사람 상당수가 실거주가 아닌 투자 목적으로도 분양에 워낙 관심이 높아 11·3 대책 이후에도 분위기는 여전하다”면서 “전에도 많았지만 원정 투자도 최근 더 몰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부산 분양 시장이 현재처럼 계속 과열양상을 띤다면 전매제한 적용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직 구체적 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부산에선 집값도 전반적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전달인 10월보다 0.93% 뛰어 전달 상승률(0.82%) 대비 0.1%포인트 가량 올랐다. 같은 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 변동률(0.49%)이 전달 변동률(0.81%)의 절반 수준으로 꺾인 것과 대조적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부산은 전매제한이 없어 환금성이 좋고 구도심의 정비사업 분양이 활발히 진행돼 실수요와 투자수요를 모두 끌어 모았다”며 “특히 부산에 단기 투자자 일부가 흡수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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