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성장과 별개로 평균 종사자수는 줄어

건설업 고용창출력 변화추이 / 사진 및 자료= 뉴스1, 통계청, 한국은행


국내 건설업 고용창출력이 악화되고 있다. 매출액이나 수익성은 개선돼도 고용은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았다. 업체당 평균 종사자수는 되려 줄었다. 내년 건설투자가 하락하면 건설업 고용창출력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6일 통계청이 발간한 ‘2015년 기준 건설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공사 실적이 있는 건설기업체(종합‧전문건설업체 6만7897개)의 매출액은 328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직전해(322조1000억원) 대비 2% 증가했다. 특히 국내건설 현장에서 거둔 매출액은 284조1000억원으로 직전해(268조8000억원) 대비 5.7% 증가했다. 분양시장 호황에 따른 주택착공 물량 증가 때문이다. 

건설사의 몸집은 커졌지만 피고용자는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지난해 건설업 종사자수는 153만4000명으로 직전해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건설 기업체가 같은 기간 6만5950개에서 6만7897개로 3% 늘어난 것을 감안할 때 거의 제자리에 머물렀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기업체당 평균 종사자수는 22.59명으로 2.75% 감소했다.

특히 전체 건설종사자의 70% 가량이 재직하는 전문건설업체 평균 종사자수 감소율이 컸다. 전문건설업체당 평균 종사자수는 지난해 18.16명으로 직전해(18.69명) 대비 2.8% 감소했다. 이는 종합건설업체 평균 종사자수 감소율 1.9%보다 훨씬 높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현장 인원 100명 중 20명만이 종합건설업체 소속이다. 나머지 80명은 하도급을 받는 전문건설업체 직원 및 일용직 근로자다”고 말했다. 전문건설업체 평균 종사자수와 건설업 고용창출력이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는 지적이다.

건설현장 생산성 증가가 건설업 고용창출력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건설업 부문에서 창출된 부가가치는 94조7000억원으로 직전해(88조1000억원) 대비 7.5% 증가했다. 건설사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공사현장에서 건설장비 사용률이 높아졌다. 이는 낮은 투입비용(인건비) 대비 높은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건설업 고용창출력 악화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에 따르면 건설업 고용계수는 2010~2014년 5년 간 5.9를 유지했다. 고용유발계수는 같은 기간 10.5에서 10.2로 감소했다. 고용계수 및 고용유발계수는 재화를 10억원 생산할 때 발생하는 직‧간접적 신규 취업인원을 의미한다. 건설업 외형이 커지고 있지만 종사자수는 큰 폭으로 늘고 있지 않다.

내년엔 건설업 고용창출력이 더욱 하락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내년 건설투자가 올해 대비 4.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전망치 10.5%의 절반을 밑돈다. 건설투자는 노무비를 포함한다. 노무비가 감소하면 건설업 고용자수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건설업은 여전히 제조업 대비 고용창출력이 높다. 하지만 건설현장의 기계화가 진행되면서 기능인력 수요가 줄며 고용계수도 감소하고 있다”며 “내년 건설투자가 절대액 자체는 여전히 클 전망이다. 하지만 증가율이 소폭 하락하면서 인력수요도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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