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약세·중국 증시 부진 탓…"내년 1분기까지 지켜봐야" 신중론도

그래픽=김재일
중국 증시가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선강퉁(중국 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간 교차거래 허용)​ 투자 매력이 크게 줄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위안화 약세도 부담이다. 선전 증시가 고평가됐다는 분석도 여전하다. 중국 주식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에겐 인내가 필요한 시점이다. 

선강퉁 거래대금은 개통 초기에 비해 크게 줄었다. 16일까지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선강퉁을 통한 주식 거래금액은 2억3009만5016위안, 일평균 2300만 위안이다. 선강퉁 개통 첫날 거래대금 6250만 위안과 비교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선강퉁은 외국인이 홍콩증시를 통해 선전 증시 상장 종목을 거래할 수 있는 선구퉁(深股通)과 중국 본토 투자자가 홍콩H주에 투자할 수 있게 하는 강구퉁(港股通)으로 구분된다. 선구퉁의 하루 제한 금액은 130억위안(약2조1931억원)인 것을 감안해도 거래량은 미진하다.

 

◇위안화 약세, 환차손 우려 부각

 

증권 업계는 선강퉁 흥행 실패 원인으로 중국 증시의 매력 감소를 꼽는다. 우선 위안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차손을 걱정해야 하는 형편이다. 주가가 오르더라도 환차손 만큼 손해다보니 투자 매력이 줄 수밖에 없다. 

 

지난주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위안화 약세에 불을 붙였다. 위안화 약세는 관망세를 보이는가 싶더니 지난 15일 미국 금리 인상 이후 강해졌다. 지난 21일 위안화 고시환율은 달러당 6.9489위안을 기록했다. 일부 투자자는 내년 상반기 7위안을 넘어설 것이라 전망한다. 

 

위안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자본유출 규모도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순자본 유출 규모는 692억 달러(약 82조원)에 달한다. 이달에도 자본 유출 규모는 확대됐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으나 중국 외환 당국은 자본유출 억제 조치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이날 중국 중앙은행 런민은행은 위안화 기준환율로 달러당 6.9435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는 전일 대비 0.08% 높아진 셈이다. 동시에 중국내 기업들의 해외 위안화 대출도 제한되고 있다. 런민은행은 중국내 은행들에게 위안화 대출을 늘리지 말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원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역외 위안화 환율은 7위안을 넘어서면서 중국 투자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위안화의 추가 약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국 증시 침체…내년 1분기까지 지켜봐야

 

중국 증시가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진 것도 선강퉁 흥행에 악영향을 줬다. 심천종합지수는 선강퉁 시행 첫날 전일대비 1.5% 이상 떨어진 2068.165를 기록했으나 12일 이후 2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도 심천종합지수는 전일대비 0.13% 하락한 1993.37을 기록했다.

 

최근 한달간 신천종합지수 추이 / 그래프=시사저널e

 

심천종합지수 뿐만 아니라 중국 중시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월과 11월 상승세를 보인 뒤 12월 들어 조정이 나타났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내년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적'에서 '중립적'으로 변경한 점도 유동성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주말 종료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내년 정책 방향으로 안정적 성장과 거품방지 등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금융과 부동산 리스크 통제가 언급되면서 유동성 우려감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중국 기업 구조조정이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라 추가적인 상승 요소를 찾기 쉽지 않다.

 

증권 투자 업계에서는 내년 1분기까지는 중국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일단 통화긴축과 금융규제 확인에 시간이 필요하다. 또 통화정책 변경과 부동산 규제에 경기 둔화 우려도  확인이 필요하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금리 상승은 고평가된 성장주 비중이 높은 심천증시의 변동성 위험을 더욱 키울 수 있다"며 "2년전 후강퉁과 달리 선강퉁에서는 초기 급등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면 내년 1분기 심천증시 우량주의 매수기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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