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분양시장 호황으로 매출 감소 막아…내년에도 주택사업 의존 여전


건설사의 외형인 매출액이 줄고 있다. 해외건설 시장 위축이 가장 큰 이유다. 그나마 분양시장 호황 덕택에 매출액 하락폭을 줄였다. 건설사들은 내년에도 주택시장에 의존해 몸집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3/4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올 3분기 건설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에는 매출액이 3.89% 성장했다. 

건설사 외형축소는 다른 산업과 비교 시 더욱 두드러진다. 3분기 전 산업(모든 업종) 매출액은 마이너스 4.7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 매출액 하락폭은 전 산업 대비 약 1%포인트 더 컸다.

건설사 외형은 축소됐지만 수익성은 좋아졌다. 3분기 건설업 영업이익률은 5.80%로 전년 동기(3.63%)에 비해 큰 폭을으로 개선됐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늘었음을 알 수 있다. 3분기 전 산업 영업이익률은 5.70%로 전년 동기와 같은 수치를 보였다.  건설업 영업이익률 상승폭이 전 산업 대비 컸다.

국‧내외 건설시장의 온도차가 매출액, 영업이익의 상반된 행보를 불렀다. 

그 동안 건설사는 매출액 상당부분을 해외 플랜트 시장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최근 저유가 기조로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저조하다. 신규 발주물량이 나와도 발주처가 조달비용을 시공사에 부담시키는 등으로 수익성이 좋지 않다. 이에 최근 해외수주가 큰 폭 감소했다.

건설사들은 호조를 보인 국내 분양시장에 의지해 매출액 감소폭을 줄이고 영업이익을 늘렸다. 건설사들은 지난 2년 간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대량으로 수주했다. 정비사업은 노후 건축물 용적률 상향으로 공사를 수주한 건설사의 매출액을 늘린다. 또한 최근 분양시장은 소위 ‘내놓으면 다 팔린다’는 말이 돌 정도로 초과수요가 존재했다. 이를 통해 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고분양가를 책정하며 영업이익을 늘릴 수 있었다. 매출원가 이상의 이익을 고분양가에서 얻은 셈이다.

하지만 분양시장 호황으로 인한 건설사 매출액 방어는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 올해 들어 정부는 8.25 가계부채 대책, 11.3 대책 등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을 내놓고 있다. 실제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매도호가 하락, 아파트 매매 값이 하락하고 있다. 일부 지역은 청약경쟁률이 낮아지면서 부동산 수요층이 감소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내년 매출 확대방안으로 여전히 주택시장을 꼽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택공급량 상위 5개사(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의 내년 분양 예정 물량은 9만3000여가구다. 이는 5개 건설사의 올해 공급량 10만7000여가구 대비 약 13% 가량 감소한 수치다. 내년 공급량 감소폭이 아주 크지는 않다. 내년 해외건설 수주실적 반등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은 주택시장에 다시 기대를 걸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대다수가 내년 분양시장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분양물량을 늘렸다. 해외건설 수주환경이 당장 개선되긴 힘들다. 이에 부동산 시장 경기가 꺾이더라도 그나마 수요가 있는 분양물량에 기대 매출액을 늘릴 계획이다”며 “내년 분양시장 경기가 좋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지역별로 인기 있는 지역은 수요가 여전히 몰린다. 이를 노리고 건설사들이 내년 분양물량을 올해 대비 큰 폭으로 줄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전경 /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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