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히 늘어난 공급물량·금리인상 가능성 탓 선호도 떨어져

대우건설이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분양한 오피스텔 견본주택에 내방객들이 줄 서 있다. / 사진=뉴스1

 

 

저금리 시대 대표적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꼽히며 인기를 끌던 오피스텔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이달 경매시장에서 오피스텔의 낙찰가율과 낙찰률 모두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소규모 자본으로 투자가 가능하고 매월 월세를 받을 수 있어 그동안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아왔던 오피스텔의 미래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22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9월 85%로 정점을 찍은 오피스텔 낙찰가율이 이달 들어 59.9%까지 떨어졌다. 10월 81%, 11월 77%로 서서히 떨어지다가 최근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낙찰률도 전달 대비 2.8%p 낮은 42.1%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보였다.

오피스텔 인기가 하락하는 이유는 최근 수년새 과도한 물량이 공급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오피스텔 입주물량은 4만1789실로 조사됐다. 내년엔 올해보다도 많은 4만5641실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지난 2011년에 1만4283실이었던 것에 견주어보면 공급물량이 5년 새 3배로 급증했다.

저금리 속 수익형 부동산 투자열풍이 불면서 건설사들이 분양물량을 과도하게 늘린 점도 인기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1년 분양물량이 3만5215실이었는데 2012년 4만7736실, 2015년 6만5997실로, 2016년엔 6만4357실이 분양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 같은 추세가 꺾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급량이 증가해 공실이 발생한다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확보하기 어렵게 되고 수익률도 낮아져 인기가 꺾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오피스텔 수익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다가 올 10월 기준 5.5%까지 떨어졌다.

일부 지역에서 월세 하락 사례는 발견된다. 송파구 석촌동 10평대 오피스텔의 경우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90만~110만원선이었지만 요즘에는 80만~90만원선에도 나온다. 고양시 일산구 백석동의 오피스텔도 올해 초 보증금 1000만원에 70만원 수준에 매물이 나왔지만 최근엔 월세가가 60만원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지난 10월31일부터 상호금융 비주택담보대출 LTV 총 한도가 기존 80%에서 70%로 최대 10%포인트 강화돼 대출 문턱이 높아진 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더욱이 미국 금리 인상하면서 우리나라도 이같은 기조를 따를 가능성이 크고, 국내 조기 대선 등 불확실성이 높아 시장금리와 오피스텔 수익률 차이는 확대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선주희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최근 몇 년 간 오피스텔 공급이 많았던데다 금리마저 오르고 있어 시장전망이 밝지 않다"면서 "예비 투자자들은 낮아진 임대수익률에 적응하면서 대내외 경제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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