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평균 거래량 한달새 30% 감소…강남3구는 더 빨리 냉각

서울 아파트 거래시장이 혹독한 한파를 겪고 있다. 11·3 부동산 대책이후 분양시장과 분양권 거래 뿐 아니라 기존 아파트 매매거래까지 위축됐다. 이번달 서울 일평균 매매거래량은 지난달에 비해 약 30% 급감했다. 


2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에서는 아파트 매매거래 1만1078건 성사됐다. 하루 평균 계약 369건이 체결된 셈이다. 이달 들어서는 좀처럼 매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19일까지 거래 4964건이 성사됐다. 이는 일평균 261건 수준이다. 한달 새 일평균 거래량이 29.2% 줄어든 셈이다. 


강남3구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영향이 컸다. 지난달 강남3구에서는 2024건 거래를 체결했다. 이번달 거래건수는 19일 까지 800건을 턱걸이로 겨우 넘겼다. 현재까지 일평균 거래량만 비교봐도 67건에서 42건으로 한달새 38% 급감했다. 월말까지 합산한 수치는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연말에는 크리스마스나 송년회 등을 이유로 평소보다 거래가 뜸해지는 것을 감안했을 때, 거래량 감소율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이 우세하다. 

그동안 강남3구 아파트 매매거래는 재건축 단지들이 주도했다. 이번 거래 급감도 투자 목적의 재건축 단지들 위주로 냉각됐다. 가격도 재건축 단지 위주로 급락하고 있다.  

재건축 1번지로 꼽히는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는 최근 13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10월 거래가격과 비교해 2억4300만원 가량 빠졌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11·3 대책 이후 현재까지 50여 일이 넘도록 매매 거래가 단 한건도 성사되지 않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도 10월에 8건 매매됐지만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아직까지 거래 성사는 감감 무소식이다. 급매물은 쌓이는데 소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 설명이다.

물론 재건축 단지의 매매가 낙폭이 크다. 다른 지역 아파트들도 조정 받는 건 예외가 아니다. 입주 10년차를 맞은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아파트는 10월 매매 28건이 성사됐지만 지난달에는 3건에 그쳤다. 이마저도 전용면적 132㎡ 기준 한달 전에 비해 2억원 가까이 빠진 금액에 계약이 체결됐다. 10월에는 21억5000만원에 같은 층이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19억6000만원으로 앞자리가 바뀌어 손바뀜이 일어났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강남3구의 아파트 가격은 11월 둘째주 이후 재건축 추진, 그 외 아파트 할 것 없이 5주 연속 동반 하락 중이다. 강남3구의 아파트 가격이 동반 하락세를 기록한 것은 2014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거래량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집값 조정도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강남 재건축 단지 투자수요가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상승 폭을 반납하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봄 이사철 거래량 회복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정부 규제, 금리 인상, 대선 등 여러 변수 속에서 내년에는 거래량이 한층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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