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단가 후려치기' 포상금으로도 막기 힘들다
  • 유재철 기자(yjc@sisajournal-e.com)
  • 승인 2016.12.19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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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올해 5억원 포상금 신설했지만 업계 단가 후려치기 관행 끊이질 않아

납품단가를 후려치는 불공정 하도급거래가 끊이질 않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부터 부당단가 인하, 발주취소 등 발주자의 불공정 행위를 신고한 제보자에게 최고 5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대책을 세웠지만 실제 포상에 이른 경우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납품단가 인하 시기를 정해진 날짜보다 앞당겨 적용하는 방법으로 하도급대금을 깎은 대원강업에 과징금 1억99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차량용 스프링과 시트를 만들어 현대차, 쌍용차 등에 납품하는 대원강업은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철판·스펀지 등을 원자재 가격 하락을 이유로 납품단가 2억9600만원을 부당하게 깎았다.

납품단가를 후려치는 소위 불공정하도급 갑질은 산업 전반에 걸쳐 벌어지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켐텍은 지난해 4개 협력업체 대상으로 성과평가를 실시하고 최하위업체로 평가된 1개 수급사업자로부터 패널티 명목으로 하도급대금 중 2240만원을 환수했다. 2개 사업자로부터는 계약갱신 시 인하된 단가를 소급적용해 9250만원을 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4년에는 대기업 시스템통합(SI)들의 고질적인 단가 후려치기 불공정하도급 관행이 적발되기도 했다. 당시 SK C&C, 신세계 I&C, 현대오토에버, 롯데정보통신, KT DS, 한화 S&C,아시아나 IDT 등 7개 SI업체들은 구두계약 관행을 악용해 용역을 마친 후 대금을 대폭 삭감하는 방법으로 납품대금을 후려치다 적발됐다.

정부는 이런 업계의 고질적인 납품단가 후려치기 관행을 막기 위해 올해 하도급법을 개정, 수급사업자로부터 하도급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는 올초 △하도급대금 60일 초과시 지연이자 지급 △최근 3년간 3회 이상 미지급 사업자 벌점 면제 제외 △부당 단가 인하, 부당 발주 취소, 부당 반품 · 수령 거부 및 기술 유용 행위를 신고한 자에 대해서 포상금을 지급 등 하도급법 시행령을 개정한 바 있다.

하지만 하도급업체들이 받는 피해규모보다 원청사업자에 대한 제재규모가 비교적 작아 ‘과태료는 내면 그만’이라는 업계의 병폐를 없애기에는 역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포상금의 경우 포상액수(5억원, 국세청 탈세제보는 최대 20억원) 자체가 적고 제보과정에서 신분이 드러날 위험이 있다는 비판도 있다. 실제 공정위 확인결과 제보로 인해 포상금이 지급이 된 사례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잘못 제보하다가 신분이 드러나기라도 하면 밥줄이 끊긴다고 봐야한다. 포상보다 원청업체에 대한 제재를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설정돼야 한다”고 밝혔ㄷ.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대원강업의 경우 공정위 직권조사 대상이었다”면서 “현재까지 포상금이 지급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세종청사/사진=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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