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 회복 분위기 편승…성장동력 부재 우려에도 상승 전망
코스피가 내년에도 박스권을 뚫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기업 수익성의 급격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스피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연중 등락을 거듭할 전망이다. 그러나 세계 경제의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
14일까지 내년도 전망치를 내놓은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평균 코스피 예상 범위는 1900~2280 수준으로 집계됐다. 가장 낮은 전망치는 1850이었으며 가장 높은 전마치는 2350이다. 지난해 전망치인 1860~2220 수준보다 상승한 수준이다.
올해는 국내 증시가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 한해였다. 지난해 제약 바이오 업종처럼 상승 동력이 등장하지 못했고 미국 금리인상과 브렉시트, 국내 산업 구조조정, 정국 불안에 흔들렸다. 이 때문에 일년 내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박스권을 형성했다. 12월 들어 코스피지수는 2000선에서 등락 중이다.
국내 증시가 연말 침체 분위기라는 점은 부정적인 요소만은 아니다.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어서다. 국내 기업의 강력한 성장 동력은 찾기 어렵지만 내년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수익은 5%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또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배당 성향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점도 수급 여건을 개선해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2014년 12% 수준까지 내려간 코스피 배당 성향은 현재 20%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이준재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코스피 기업 이익은 지난 2010년 85조원을 기록한 이래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라며 "코스피 시장 자기자본이익률(ROE)도 8.9% 수준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하반기 들어 강화된 부동산 규제도 증시로 자금 이동을 부추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강남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인 상황이다. 내년에도 부동산 규제 기조가 이어진다면 주식형 펀드로 국내 가계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증시에서 전세계 증시로 시야를 넓히면 내년도 전망은 조금 더 긍정적이다. 주요국 증시에서는 디플레이션이 종료되고 경기회복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의 시대를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대통령에 취임하는 미국은 내년 세계 경제의 인플레이션 상승 기대감의 이끌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는 인프라 투자 확대 전망이 우세하다. 유럽 등 주요국에서도 인프라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국내 경기와는 별개로 수출 노출도가 높은 한국 증시에도 긍정적인 요소다.
인플레이션 상승 기대감의 또다른 축은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다. 내년 전세계 경제는 금융위기 이후 8년 동안 지속돼 온 완화적 통화정책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은 내년에도 최대 2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년만에 디플레이션이 종료되고 경기회복의 실마리가 감지되기 시작했다"며 "각종 기대감이 실제 숫자로 확인되는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년 증시 고점은 2분기에서 3분기 중에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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