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장기채 금리도 소폭 상승 … 미국 금리 영향이 더 관심인 듯

코스피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후 첫 거래일을 상승으로 마감했다. 코스닥도 600선을 탈환하며 상승세에 동참했다. 사진은 지난 9일 탄핵안 표결을 진행중인 대한민국 국회 / 사진=뉴스1

 

코스피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 첫 거래일을 상승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더 큰폭으로 오르며 600선을 탈환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은 소폭 상승했고 국고채 금리는 장기물을 중심으로 상승해 금융시장의 중심이 이동하는 양상을 보였다.

12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2.55포인트(0.13%) 오른 2027.24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849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기관은 154억원 순매수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은 970억원 매도우위였다.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8.73포인트(1.47%) 상승해 603.08로 마감했다.

지난주말 탄핵안 통과 후 첫 거래일이란 점에서 이날 국내 증시는 방향성에 관심이 집중됐다. 탄핵안 표결은 지난 9일에 진행됐으나 표결 결과가 장 종료 시점인 4시 30분 이후 발표돼 시장에서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지는 않았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관련 뉴스는 계속해서 나오겠지만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정치 불확실성은 완화될 전망"이라며 "다른 국가들의 탄핵 사례에서 소폭 하락 후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평균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대통령 탄핵 후 증시가 평균 1.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9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탄핵안 표결이 진행됐던 미국에서는 증시가 5일간 0.5% 하락했다. 이후 20일간은 1.3% 상승했고 60일 후에는 9.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지난 8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탄핵 후 브라질 증시가 5일간 2.9%, 60일간 12.1% 상승하기도 했다. 

상승세를 기록한 증권 시장과는 달리 외환시장에서는 원화가 소폭 약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2.3원 오른 1168.3원에 마감했다. 다만 이날 원·달러 환율 상승은 탄핵 불안감 보다는 이번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경계감이 작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무래도 해외 시각에서는 탄핵 이벤트를 불확실성 확대로 인식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여길 것"이라며 "그러나 탄핵 정국에도 한국 신용부도스왑(CDS)스프레드가 안정되고 있다는 점을 비춰볼 때 달러 강세 등 외부 요인이 원화 약세에 주도적인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CDS는 부도가 발생할 경우 위험을 대비한 신용파생상품이다. 이 때문에 스프레드 상승 시 부도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 CDS 스프레드는 11월 정치 불확실성 확대에 상승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40선 초반으로 다시 감소한 상황이다. 미국 금리인상과 국내 구조조정 이슈가 부각됐던 올해 초 80선을 넘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확실성이 부담될 정도는 아니다. 한국 CDS스프레드는 상반기 내내 50선 이상을 기록했다. 

채권 시장 참여자들도 국내 탄핵 이슈보다는 FOMC에 주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최종호가수익률은 3년물이 전거래일 대비 0.1bp 하락한 1.734%를 기록했을뿐 대부분 상승했다. 국고채 5년물은 전거래일 대비 3.5bp 오른 1.965%, 10년물은 6.3bp 상승한 2.270%, 20년물은 6.7bp 오른 2.273%로 집계됐다. 국고채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5.9bp 오른 2.254%, 5.8bp 상승한 2.249%를 기록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사실상 미국 FOMC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번 FOMC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관망세도 커지는 모습이다. 미국에서 금리를 올리면 미국 채권 금리가 오르기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국내시장에서도 이미 상당히 금리가 상승한 단기물과 달리 장기물 금리가 상승한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이번 FOMC에서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에서 이후 장세에 대한 관망세가 크다"며 "방향성은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에서 시장이 어디까지 반응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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