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4일간 감소세…국내 증권사 통한 순매입액은 260억원

중국 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간 교차거래 허용을 의미하는 선강퉁 시행 후 외국인들의 순매입액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권사를 통한 선강퉁 거래대금도 시행후 4일간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 사진=뉴스1

중국 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간 교차거래 허용을 의미하는 선강퉁 시행 후 외국인들의 순매입액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권사를 통한 선강퉁 거래대금도 시행후 4일간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9일 홍콩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선강퉁 시행후 4일간 82억위안(약 1조3817억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순매입액은 선강퉁 첫날인 5일에는 27억위안(약4549억원) 가량을 기록했으나 6일에는 19억위안(약3200억원)으로 줄어 들었다. 이후에는 19억위안 수준에서 유지되는 모습이다.

 

선강퉁은 외국인이 홍콩증시를 통해 선전 증시 상장 종목을 거래할 수 있는 선구퉁(深股通)과 중국 본토 투자자가 홍콩H주에 투자할 수 있게 하는 강구퉁(港股通)으로 구분된다. 선구퉁의 일일 제한 금액은 130억위안(약2조1931억원)이다. 4일간 순매입액을 합쳐도 일일 제한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국내 투자자들도 선강퉁 투자 규모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집계한 국내 16개 증권사의 선강퉁 거래대금은 5일 105억원에서 6일 80억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7일에는 50억원, 8일에는 29억원으로 또다시 줄어들었다. 4일 동안 국내 증권사를 통한 선강퉁 순매입액은 260억원 수준이다.

 

외국인거래대금 규모나 감소세로 인해 당분간 선강퉁에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지난 2014년 시행된 후강퉁(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간 교차 거래 허용) 당시에는 첫날 외국인 투자한도인 130억 위안이 모두 거래됐다.

 

국내증권사 선강퉁 거래 추이 / 표=금융투자협회

 

선강퉁이 시행 초기 흥행에 실패한 원인으로는 중국 경기와 증시 불안감을 들 수 있다. 여기에 선강퉁 시행 첫날에는 이탈리아 개헌안 부결 등 해외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을 자극하는 이벤트도 발생했다. 이 때문에 시행 첫날 선전 증시는 1.5% 가량 하락했다. 

선강퉁 거래가 당분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밤 ECB통화정책회의를 비롯해 다음주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예정돼 있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연방 기금(FF) 선물에서 유추한 금리 인상 가능성은 100%로 나타나는 상황이다. 이에 위안화 가치 하락과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도 나오고 있어 중국 증시 전체가 침체됐다.

매수규모가 기대에 못미치는 상황에서도 외국인은 선전증시에 상장된 업종 대표주와 저PER(주가수익비율) 종목을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 초기 거래규모나 선전증시 등락과 관계 없이 유망한 주식은 여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의미다.

홍콩거래소에서 집계한 선강퉁 시행후 3거래일 순매입액 상위 3개 종목은 거리전자와 메이디그룹, 하이캉웨이스 등으로 나타났다. 이가운데 거리전자는 해당기간 전체 순매입액의 14%인 9억위안이 집중됐다. 메이디그룹은 전체 순매입액 64억 위안의 8% 수준인 5억위안의 순매수가 발생했다.

거리전자(格力電器)는 세계 최대 에어컨 생산업체다. 전체 매출액의 80%가 에어컨 사업부문에 집중돼 있다. 올해는 배터리기술 확보를 위해 전기차 전문기업 은륭신에너지를 인수했다.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1058억위안(약17조8000억원), 영업이익 149억위안(약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1168억위안(약19조7000억원), 영업이익 182억위안(약3조6000억원) 수준이다. 최근 12개월 주가수익비율은 11배 수준이다.

메이디 그룹(美的集團)은 중국 최대 종합가전업체로 국내에서도 유명하다. 에어컨과 소형가전, 세탁기 등이 주요 생산 품목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472억위안(약24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174억위안(약2조9000억원)이다. 최근 12개월 주가수익비율은 12.8배 수준이다.

  

최홍매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선강퉁 시행이 증시 흐름에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은 확실하나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며 "높은 벨류에이션과 시장 변동성 리스크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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