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 시장은 타핵안 표결에 주목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내년 12월까지 연장하면서 금융시장에 즉각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다음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금리인상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 미국 국채수익률이 상승했다. 반면 국내 채권 시장은 이날 오후에 있을 탄핵안 표결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 사진=뉴스1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내년 12월까지 연장하면서 금융시장에 즉각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다음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금리인상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 미국 국채수익률이 상승했다. 반면 국내 채권 시장은 이날 오후에 있을 탄핵안 표결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수익률은 장기물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2년물은 0.4bp 상승한 1.108%, 5년물은 2.8bp 뛴 1.826%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7bp 오른 2.394%, 30년물은 6.4bp 오른 3.093%로 집계됐다.

 

이날 미국 국채 수익률은 ECB 통화정책회의 결과에 즉각 반응했다. ECB는 지난밤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내년 말까지 9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자산매입프로그램 만기는 내년 3월로 예정돼 있었다. 

 

ECB가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연장했지만 규모는 줄이기로 하면서 금융 시장에서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ECB는 자산매입 규모를 내년 3월까지만 현행 월 800억유로로 유지하고 이후 9개월 동안은 600억유로 규모로 진행한다. 그러나 규모 축소에도 매입대상 채권은 확대되면서 테이퍼링 우려도 축소되는 모습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ECB 통화정책 회의는 지난 2013년 벤버냉키 미국 연준의장의 테이퍼링과 다르다"며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필요시 채권 매입 규모를 다시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에 테이퍼링으로 보기에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서는 양적완화를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은 다음주 FOMC에서 금리 인상 단행이 유력하다. 미국 현지에서는 연방기금 선물(Fed Funds Futures Contracts) 금리에 반영된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100%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은행도 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ECB의 완화정책 지속 결정은 일본은행(BOJ)의 행적을 뒤따르는 모습"이라며 "ECB의 결정은 국내 통화정책을 자극할 수 있으나 한은이 금리를 만지기에는 가계부채 부담과 외국인 자금 동향이 부담돼 단기 유동성 공급 정도로 그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금융 시장에서는 ECB 결정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 이슈 보다는 국내 정치 이슈에 긴장하고 있다. 국고채 시장은 약세로 시작했으나 국내 정치 이슈인 박근혜 대통령 탄핵 표결 결과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국회에서는 이날 오후 3시 이날 오후 박근혜 대통력 탄핵안 표결을 예정하고 있다.

 

이날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지표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6bp 오른 1.731%에 거래됐다. 10년물은 5.1bp 상승한 2.215%로 나타났다.

 

국고채는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오후 장에서 탄핵안 표결 결과가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 표결 결과가 나오는 시간이 장 마감 시간과 맞물릴 가능성이 높아서다. 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한달 넘게 주목 받으면서 불안감이 상당 부분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치 불확실성 확대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은 경계하고 있다.

 

채권 시장 관계자는 "정치 리스크가 최근 불거지면서 시장에서도 상당부분 영향이 녹아들은 모습"이라며 "탄핵안 표결 결과와 그에 따른 영향이 외국인 투자자들 눈에 어떻게 비춰질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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