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꾼 빠지며 청약자 한달새 44% 급감…청약률 상위랭킹은 대책 빗겨난 단지

 

지난달 말 개관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연희 파크 푸르지오' 견본주택이 수요자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스1

 

청약시장이 차분해졌다. 11·3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지난달 전국 아파트 청약자 수가 전달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지역별 공급과잉 우려와 11·3 부동산 대책, 대출규제 강화 등 각종 규제로 청약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투기를 노린 가수요자가 대거 빠져나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8일 리얼투데이가 금융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공급물량은 2만2234가구(임대·뉴스테이 제외)였으며 청약자 수는 46만1704명으로 집계됐다. 전달 82만6254명의 청약자 수와 비교하면 44% 급감한 수치다.

평균 청약경쟁률은 전국 20.77대1을 기록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전달(21.90대1)보다 소폭 낮아진 수준이다. 세자리 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부산, 세종, 제주가 전국 평균 경쟁률을 끌어올렸다.

지역별 평균 청약경쟁률은 세종(248.78대1)이 가장 높았다. 이어 부산(205.89대1), 제주(104.66대1)가 100대1의 경쟁률을 넘었다. 광주(36.06대1), 대전(30.38대1), 서울(23.71대1), 경기(17.11대1), 울산(10.79대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전체적으로 주택 수요가 탄탄한 곳에서는 1순위 마감이 많았던 반면 나머지 지역에서는 순위 내 청약을 마감하지 못한 단지가 속출하기도 했다. 특히 경기도는 입지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부각됐다. ‘의왕 포일 센트럴 푸르지오’, ‘용인 수지 파크 푸르지오’, ‘동탄2신도시 C - 17BL 린스트라우스’ 등 이슈 지역에서는 두 자릿수 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됐다. 반면 공급과잉 우려가 있었던 평택은 3곳 사업지 모두 일반공급 가구의 절반을 못 채웠다.

서울 청약시장에서는 다수의 사업지가 11·3 대책 이후 모집공고를 내 입지의 중요성이 검증된 계기가 됐다. 실제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를 제외하고 5개 사업지가 부동산 대책 발표 후인 25일 견본주택 문을 열었는데, 모두 청약 기간 내 접수 마감됐다. 이 중 서울 송파구 ‘잠실올림픽아이파크’는 강남권으로 규제가 심했지만, 71가구 모집에 2449명이 몰려 평균 34.4대1의 비교적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한편 단지별로는 11·3 대책 이전에 입주자모집공고를 낸 단지들이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경쟁률 상위 5곳은 모두 11·3 대책 발표 전에 모집공고를 냈던 곳들이다. 세종시, 부산 해운대구, 서울 용산이라는 입지에 규제를 빗겨난 지역에 청약자가 몰렸다. 세종시의 ‘캐슬 파밀리에 디아트 세종4-1 M1’은 평균 291.53대 1로 가장 높았다. 이어 부산 해운대에 선보인 해운대 센텀 트루엘 2단지와 1단지가 각각 224.01대1, 194.25대1를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가 155.96대1로 연내 분양한 비강남권 단지 중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제주에서는 재건축 1호 아파트인 ‘해모로 리치힐’에 2만여 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이 130.04대 1에 달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내년부터 시작되는 대출규제에 앞서 건설사들의 연말 분양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10월과 11월 총 청약자수 비교 그래프 / 자료=리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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