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 합의·달러 강세 부담…재무 리스크까지 '삼중고'

대한항공 주가가 영업실적 개선에도 무거운 재무 부담에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 유가 상승과 달러 강세 부담으로 영업실적 전망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여기에 회사채 신용등급도 투기등급에 가까운 BBB 등급으로 떨어졌다. 외부 자금 조달 없이는 재무 부담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추가적인 등급 하향이 진행될 경우 사실상 회사채 발행은 어려울 전망이다 / 사진=뉴스1

대한항공 주가가 영업실적 개선에도 무거운 재무 부담에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 유가 상승과 달러 강세 부담으로 영업실적 전망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여기에 회사채 신용등급도 투기등급에 가까운 BBB 등급으로 떨어졌다. 외부 자금 조달 없이는 재무 부담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추가적인 등급 하향이 진행될 경우 사실상 회사채 발행은 어려울 전망이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항공은 전일 대비 950원(3.17%) 하락한 2만9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에서는 상승 거래되기도 했으나 개장직후 하락으로 방향을 돌려 2만9000원 붕괴 직전에 멈췄다. 

 

금융 투자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삼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대한항공의 과중한 재무부담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 3분기말 기준으로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917.3%, 차입금 의존도는 64.4%에 달한다. 대규모 항공기를 운용해야 하는 업종 특성상 재무 부담이 불가피하나 글로벌 경쟁 업체와 비교해도 과도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한국기업평가는 대한항공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등급에서 BBB등급으로 한단계 하향 조정했다.

 

김봉균 한기평 평가전문위원은 "대한항공은 영업실적 개선에도 과중한 재무부담이 지속되고 있어 외부충격에 완충력이 약화된 상태"라며 "한진해운 추가 지원 가능성은 사실상 일단락됐지만 계열리스크는 여전히 남은 상태고 향후 항공기 투자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유의미한 재무구조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재무부담 속에서도 영업실적 호조를 이끌었던 저유가도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4년 하반기 이후 유가급락에 수혜를 받으며 영업실적 개선을 이어왔다. 그러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주 감산에 합의한 데 이어 오는 10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에게도 감산에 동참하도록 설득할 예정이다. 

 

비OPEC 산유국들까지 감산에 합의가 된다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까지도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제 유가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배럴당 50.93달러에 거래고 있고 두바이유는 배럴당 51.03, 브렌트유는 53.9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11월말에는 45달러 수준에서 거래된 것에 비하면 10% 가량 상승한 수준이다.

 

다만 항공유는 이미 배럴당 60달러 초반 수준이고 70달러 초반까지 상승해도 영업이익에 타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달러 강세와 유가 상승이 겹쳐서 지속된다면 수요 감소에 의한 영향이 예상된다.

 

유가 상승이 영업실적을 줄이는 정도의 영향이라면 달러 강세는 재무리스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3분기말 기준으로 대한항공의 외화부채는 14조7200억원으로 전체 부채의 68%에 달한다. 이 중에 달러부채는 84억 달러 수준으로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840억원씩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한다. 환산손실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부채가 늘어나는 점은 부담이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 코드셰어 효과가 이달부터 확대될 전망이고 화물 부문도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다만 원달러 환율이 1160원을 넘을 경우 부채비율이 1000%를 넘기 때문에 금리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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