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 종합 문화콘텐츠 회사로 변신 노려…게임 개발시 IP 확장성 고려

선데이토즈의 '애니팡 프렌즈' 이벤트가 펼쳐지는 카페 드롭탑 명동점 . / 사진=선데이토즈

게임 지적재산권(IP)이 무서운 기세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과거 캐릭터상품, 웹툰 등에 그쳤던 게임 IP는 이제 공연, 드라마, 제약 등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게임 IP 확장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웹툰이다. 최근 대다수 모바일게임 업체들은 게임 출시에 앞서 웹툰 작가와 계약을 맺고 해당 게임 캐릭터가 등장하는 웹툰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간 업체들도 있다. 모바일 달리기게임 ‘쿠키런’으로 유명한 데브시스터즈는 신작 모바일게임 ‘쿠키런:오븐브레이크’ 출시에 맞춰 네이버 웹툰 인기 작가 5인과 동시에 계약을 맺었다.

‘조석’, ‘기안84’, ‘이말년’ 등 네이버 유명 작가들이 참여한 이번 브랜드웹툰은 지난 10월부터 네이버에서 연재되고 있다. 동시에 5명의 작가가 연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도 관련 웹툰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유되는 등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아예 게임 IP를 이용한 웹툰 전용 서비스 ‘엔씨코믹스’를 오픈했다. 엔씨 코믹스는 게임 관련 웹툰을 볼 수 있는 IP 기반 콘텐츠 서비스다. 방문자들은 엔씨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배경 이야기로 구성된 다양한 웹툰을 볼 수 있다. 이미 게임별 홈페이지에서 연재된 웹툰 외 신작 웹툰도 추가했다. 엔씨는 향후 웹툰뿐 아니라 게임 관련 웹소설, 동영상, 이모티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엔씨 코믹스를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엔씨는 웹툰뿐만 아니라 공연문화쪽으로도 게임 IP를 확장시키고 있다. 엔씨는 지난해 11월 열린 ‘블레이든앤소울 월드 챔피언십’ 기간에 국내 정상의 뮤지컬 배우들과 함께 게임 ‘블레이드앤소울’ 스토리와 캐릭터를 테마로 한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을 선보였다.

올해 블소 월드 챔피언십 기간에는 싱어송라이터 ‘윤상, SM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게임 IP를 활용한 새로운 형식의 대중음악 공연을 선보였다. 엔씨는 윤상, 인기 아이돌 EXO-CBX, 레드벨벳과 손잡고 게임 블레이드앤소울 IP를 활용한 특별 콘서트 ‘아주 특별한 만남, N-POP’을 지난 11월 부산 영화의전당 특설무대에서 대중들에게 공개했다.

이번 공연은 윤상이 음악 감독을 맡고, SM엔터테인먼트의 EXO-CBX와 레드벨벳이 직접 노래를 부르는 형식으로 꾸며졌다. 공연에서는 윤상이 블레이든앤소울을 테마로 작곡한 신곡 ‘그대는 그렇게’와 ‘크러시 유(Crush U)’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윤상은 “이제 게임음악의 수준은 영화음악이나 드라마 OST를 뛰어 넘는다”며 “게임을 즐기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대중음악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러시 유는 블레이드앤소울 속 캐릭터인 ‘포화란’의 이미지를 표현한 곡이다. EXO-CBX가 직접 라이브로 선보였다. 그대는 그렇게는 게임 속 악역인 ‘진서연’을 주제로 만들어진 솔로 발라드곡으로 레드벨벳 ‘슬기’가 직접 불렀다. 크러시 유와 그대는 그렇게는 음원으로도 발매될 예정이다.
지난 11월 대중 음악 공연 ‘N-POP’에서 레드벨벳 '슬기'가 진서연 테마곡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 신곡 ‘그대는 그렇게’를 부르고 있다. / 사진=엔씨

 

엔씨는 이번 공연을 계기로 문화 콘텐츠 업체로서 발돋움 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게임 하나만 잘 만들어서 성공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입을 모은다. 이제는 IP 확장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게임회사들이 개발사라는 이미지를 넘어, 종합 문화콘텐츠 회사로 변화하고 있다”며 “엔씨의 웹툰이나 공연도 그러한 일환 중 하나”라고 밝혔다.

게임사들은 자사 게임 IP를 활용하기 위해 제약, 식음료 업종과도 손을 잡고 있다. 선데이토즈는 최근 일양약품과 손잡고 해당 제약회사의 신제품으로 ‘애니팡 프렌즈’ IP를 활용한 ‘애니팡 프렌즈 비타민팡’을 출시하기로 했다. 해당 게임 IP를 애니팡 프렌즈 비타민팡의 용기와 포장 디자인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일양약품은 애니팡의 상징적 아이콘인 ‘하트’를 정제로 만들어 유통할 계획이다.
선데이토즈의 ‘애니팡 프렌즈’IP 활용해 출시될 ‘애니팡 프렌즈 비타민팡’ / 사진=선데이토즈

 

이에 앞서 선데이토즈는 카페 전문 체인점 드롭탑과도 제휴해, 음료와 케이크 등으로 구성된 ‘애니팡 프렌즈’ 세트 메뉴를 드롭탑 전국 매장에서 연말까지 판매하기로 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10월부터 11월까지 약 한달 간, 디저트 전문점 레미콘과 자사 게임 ‘쿠키런’ 캐릭터를 활용한 ‘쿠키런 할로윈 아이스크림’ 3종을 개발해 판매하기도 했다.

게임 IP의 드라마화를 위한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아이러브커피’, ‘아이러브파스타’로 유명한 파티게임즈는 자사가 출자해 설립한 투자전문 회사 스프링캠프콘텐츠투자조합을 통해 게임 IP 드라마화를 추진 중이다. 스프링캠프콘텐츠투자조합은 지난 8월 드라마 제작사 ‘라이너스픽쳐스’에 대한 투자를 진행했다. 드라마 시청자를 게임 이용자로 유입시켜 게임산업과 드라마산업 간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포부다. 파티게임즈 게임 IP의 드라마화 계획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연말에 공개될 예정이다.

장민지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분석팀 박사는 게임 IP 확장과 관련해 “게임 캐릭터도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처럼 캐릭터 산업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대중들에게 게임 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게임 캐릭터와 큰 연관성이 없는 무분별한 IP 확장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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