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재무제표 외부감사 '의견거절' 파장 최소화 목적…업계 "기말 보고서 무리없이 통과될 것"


대우건설이 연말 회계감사에 조기 착수한다. 3분기 재무제표에 대한 안진회계법인의 '의견거절'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대우건설은 지정감사법인인 안진회계법인과 함께 연말 회계감사에 돌입한다고 30일 밝혔다. 29일부터 국내외 주요현장 대상 회계실사를 실시하는 등 실질적 연말 회계감사라고 대우건설 측은 설명했다.박창민 사장을 포함한 회사 경영진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비롯해 기말감사에 올인할 계획이다.

통상적으로 기업의 연말 회계감사는 1월 중순부터 시작한다. 다만 대우건설 측은 회계감사 실시를 한달 반 이상 앞당겨 11월 말부터 시작했다. 3분기 재무제표에 대한 안진회계법인 측의 검토의견 거절에 따른 시장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다.

대우건설은 해외현장 실사 과정에서 안진회계법인과 의견차를 보인 계정 항목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안진측은 검토보고서에 의견거절 사유로 ▲공사수익 ▲확정계약자산(부채) ▲미청구공사 관련 자료 부족과 준공예정원가율 사내 절차 준수 미흡 등을 근거로 검토의견을 거절했다. 

대우건설 측은 이같은 해외건설 현장 실사가 ‘사업보고서 적정의견 도출’을 위한 회사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기말감사에 대비하고 있다. 안진측이 연말 사업보고서에 감사의견 거절 시 대우건설은 주식시장에서 상장 폐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과 안진회계법인은 평소 2~3개 현장에서 해외 실사를 진행했다. 이번에는 의견차가 있었던 해외 현장 대부분을 실사할 계획”이라며 “회계법인의 엄격한 기준에 맞춰 준공예정원가 및 미청구공사 금액에 대한 적정의견을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대우건설은 지난 14일 주식시장 마감 이후 안진으로부터 검토의견을 거절 받은 3분기 재무제표를 공시했다. 이후 대우건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대우건설 분식회계로 금융당국에 중징계를 받은 사건이 재차 떠오른 것이다. 

대우건설 주가는 트럼프와의 인연이 부각되며 10일 종가 기준 6610원, 11일 장중 7600원까지 올랐다. 대우건설은 52주 만에 신고가를 경신하며 주가상승을 이어갔다. 그러나 분기 보고서에 대한 검토의견 거절 이후 14일 대우건설 주가는 종가 기준 6730원에서 29일 5250원까지 22% 가량 하락했다. 2주 만에 시가총액 9000억원 이상이 날라갔다.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도 대우건설의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되 장‧단기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 검토대상’으로 분류했다. 또한 3분기 검토의견 거절 관련 공시정보 사전 유출 의혹이 부상하며 대우건설은 재차 곤욕을 치뤘다.

업계 측은 대우건설이 이번 기말 사업보고서에 제대로 의견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산업은행 계열사인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분식회계 전력으로 안진 측이 3분기 보고서를 유독 꼼꼼히 봤다는 시각이다.

회계 업계 관계자는 “지정감사제를 통해 안진 측이 올해부터 대우건설 감사를 맡았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문제로 회사 임원이 구속된 전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것”이라며 “기말 사업보고서는 정상적으로 의견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8월 23일 서울 종로구 대우건설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참석객과 악수하고 있는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맨 오른쪽) / 사진= 대우건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