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말 부실채권 1년사이 1조 2000억 감소…조선·해운 등 취약업종과 가계 대출에 대한 건전성 강화 효과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협의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시중은행들이 건전성 관리에 적극 나서는 가운데 우리은행이 가장 두드러진 실적으로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사이 부실채권을 1조2000억원이나 줄인 것이다. 


지난 3분기 국내 시중은행 실적을 보면 우리은행 총 여신은 3분기말현재 지난 1년간 3조원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부실채권은 1년전에 비해 1조2000억원이나 줄었다. 우리은행이 건설·조선·해운업 등 일부 취약업종과 부실 가계 대출에 대해서 강도높은 건전성 개선에 나선 결과다. 

 

우리은행은 지난 1년 간 대출 자산이 늘었음에도 부실채권을 지난해 3분기보다 0.6%포인트나 떨어뜨렸다. 

 

국내 대표 시중은행 부실채권비율 감소폭 추이를 보면 KB국민은행(0.18%포인트), ​신한은행(0.06%포인트), KEB하나은행(0.06%포인트) 순으로 부실채권을 줄였다. 모두 지난해 3분기보다 부실채권비율을 줄이며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건전성 개선 작업에선 우리은행보다 낮은 수준이다. 


부실채권비율은 총 여신에서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은행 건전성을 보여주는 핵심지표다. 금융기관이 기업, 가계 등에 대출해준 금액 중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이 줄면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낮아진다.

우리은행 대손충당금 적립비율(NPL 커버리지 비율)은 155.9%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6%포인트 높였다. 향후 기업구조조정 등 예상 밖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한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민영화 성공에 부실채권 등 부담을 덜고 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3분기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대손충당금적립률은 평균은 123.9%다.  


다만 우리은행 부실채권비율은 다른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시중은행 부실채권비율을 보면 신한은행(0.85%), 국민은행(1.06%), 하나은행(1.08%), 우리은행(1.65%)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이 월등히 높았다. 올해도 신한은행(0.79%), 국민은행(0.88%), 하나은행(1.02%), 우리은행(1.05%) 순이다. 여전히 우리은행이 다른 은행보다 부실채권비율이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 다만 체질 강화라는 점에선 우리은행이 가장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은행권 시각이다. 


우리은행은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뒷문 잠그기 경영’이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조재찬 우리은행 홍보 실장은 "이광구 행장이 취임 이후 '자산을 늘리기보다 뒷문으로 빠져나가는 돈을 막는 게 중요하다'는 대출 관행을 세웠다"며 "지난해 말부터 지점마다 부실자산을 빠르게 솎아내는 작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한편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의 건정성 지표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부실채권비율은 0.79%에 불과하다. 대형 은행 가운데 가장 양호하다. 국민은행 역시 건전성 개선에 나섰다. 부실채권을 지난해 3분기보다 2000억원을 줄였다. 이에 부실채권비율은 1.06%에서 0.88%로 개선됐다.

국책은행과 특수은행 건전성 개선은 여전히 지지부진했다. 산업은행 부실채권비율은 6.02%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7%포인트 급등했다. 수출입은행 역시 부실채권비율은 4.46%로 지난 1년간 2.29%포인트 늘었다. 조선·해양 구조조정 짐을 떠안은 영향이 컸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