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년 분기 배당 실시…"향후 시장 관심은 배당으로"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합병 가능성이 멀어지면서 급락했다. 삼성전자는 지주회사 전환은 검토중이나 삼성물산과 합병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내년부터는 분기별 배당을 실시하는 등 주주환원에 적극 나서기로 하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등락 없이 마감했다. 사진은 지난 임시주총에서 발언하고 있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뉴스1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합병 가능성이 멀어지면서 급락했다. 삼성전자는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으나  삼성물산과 합병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내년부터는 분기별 배당을 실시하는 등 주주환원에 나서기로 하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등락 없이 마감했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은 전일 대비 1만2000원(8.63%) 하락한 12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악재에도 삼성전자와 합병 기대감에 상승하던 주가가 하루만에 최근 상승폭의 1배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제일모직과의 합병 과정에서 최순실게이트와 연루 가능성에 검찰 조사 대상에 올라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마친뒤 컨퍼런스콜을 통해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지주회사 전환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인정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제안한 분할후 사업회사의 미국 상장은 지주사 전환 검토후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이상훈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략(Strategic update) 컨퍼런스콜을 통해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여부와 지주회사 전환이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검토고 있으며 검토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며 "구체적으로는 결과가 나와봐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 시점에서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물산 합병을 검토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증권 업계에서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합병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검토중인 지주사 전환 검토가 끝나는 6개월 뒤에는 입장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시기는 기약하기 어려워 당분간 삼성물산에 호재로 다시 등장하기는 어렵다는 예상이다.

 

삼성물산 주주들과는 달리 삼성전자 주주들은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을 6개월 뒤에 다시 검토해도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삼성전자가 내놓은 내년도 주주환원 계획에서는 3.8% 수준의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등락 없이 167만7000원에 마감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정치적 혼란 속에서 시장의 주요 관심사는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 속도와 수준이었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투자자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제시해야 했던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의 분기 배당 발표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인 만큼 향후 시장 관심은 배당 로드맵으로 압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총 4조원 규모의 현금을 주주들에게 돌려줄 예정이다. 4조원의 배당 재원은 분기별로 1조원씩 비슷한 수준으로 배당한다. 지금까지 연말에 주식을 보유해야만 배당을 받을 수 있었던 것과 달리 내년에는 매분기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분기 배당 결정은 삼성전자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다분히 의식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매년 한차례 배당하는 것이 일반적인 국내 업체들과 달리 미국에서는 인텔과 애플 등이 분기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와 한온시스템이 올해부터 분기배당을 시작했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내년 한해 동안 총 6조원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집행되지 않은 잔여재원 8000억원 가량은 여기에 포함된다.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합산할 경우 삼성전자 주주가 기대할 수 있는 배당수익률은 3.8% 수준이다. 여기에는 주가 상승이나 하락으로 인한 변동분은 반영되지 않았다.

 

필요한 현금을 제외하고는 특별주주환원으로 주주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필요 현금흐름은 65조원에서 70조원 수준으로 잡았다. 그 이상의 현금이 내년말에 쌓일 경우 특별 주주환원 대상이 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장기적으로도 주주환원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향후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세부적인 내용은 결정되겠지만 적정규모 이상의 현금은 배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체적인 사안은 그때 가봐야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3년 단위로 장기 주주환원정책을 수립하는데 다음 정책 기간은 2018년부터 3년간이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내년 주당 배당금은 3만5000원 수준도 가능할 것"이라며 "지주회사 검토기간 6개월에 대한 아쉬움은 존재하지만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확대는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