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검찰수사로 호텔롯데와 함께 상장 차질…포스코건설도 연내 기업공개 물 건너가


건설사들이 기업공개(IPO) 추진과정에서 악재를 맞고 있다. 롯데건설은 형제의 난에 이어 최순실 게이트 의혹이 기업공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포스코건설은 실적부진, 모기업 총수의 최순실 게이트 의혹이 공모절차에 악재란 분석이 나온다.

29일 롯데건설의 올 3분기 연결기준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올 3분기 누적 매출 3조2295억원, 영업이익 144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9%, 53.6% 증가했다. 

 

롯데건설은 과거 기업공개를 추진한 전력이 있다. 2008년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까지 통과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건설경기 악화로 상장계획을 철회했다. 그럼에도 지난해와 올해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차 롯데건설 상장을 공언했다. 롯데건설은 기업공개 방안을 꾸준히 모색했다. 롯데건설은 최대주주인 호텔롯데의 연내 상장에 뒤이어 기업공개를 계획했다. ​올해 실적개선으로 외형상 상장추진의 걸림돌이 없어 보인다.​  

 

다만 검찰조사로 호텔롯데 상장계획이 지연되고 있다. 롯데건설 기업공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호텔롯데는 롯데그룹은 물론 롯데건설에도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호텔롯데는 올 3분기 기준 지분율 43.1%(보통주 1385만 8158주)로 롯데건설의 최대주주다. 또한 호텔롯데는 롯데건설에 간접적으로도 영향을 준다. 호텔롯데의 롯데상사, 롯데물산 지분율은 각각 34.64%, 31.13%로 높다. 이 회사들은 그룹 내부 물량을 다수 롯데건설에 발주한다. 호텔롯데는 직간접적으로 롯데건설에 영향을 준다.

당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8월, 올해 6월 호텔롯데 연내 상장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그룹 차원에서 호텔롯데를 시작으로 ▲롯데정보통신 ▲롯데리아 ▲롯데건설 상장도 계획했다. 롯데건설은 올 3분기 ▲호텔롯데 ▲롯데상사 ▲롯데물산이 발주한 물량을 통해 얻은 매출 44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3분기 전체 매출에서 13.68%의 비중을 차지한다. 업계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현금확보가 그룹 내부 발주물량 확대, 더 나아가 롯데건설 기업공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0월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국민 사과와 함께 그룹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 뉴스1
하지만 롯데그룹 형제의 난, 뒤이은 검찰수사로 호텔롯데 상장 일정은 지연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검찰수사가 끝난 후 10월 ‘롯데그룹 5대 쇄신안’을 발표하며 호텔롯데 상장을 재추진할 것을 발표했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롯데 시내면세점 특혜의혹으로 재차 호텔롯데 상장계획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호텔롯데 상장절차 지연, 기업가치 하락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은 롯데건설 상장에도 긍정적이지 않다. 기업공개의 가장 큰 목적은 자금조달이다. 기업공개 과정에서 기업평가가 이뤄지고, 그에 따라 투자자금이 모인다. 실적이 나쁘면 주식가치 디벨류에이션(평가절하)과 투자자금 축소로 이어진다. ​

증권업계 관계자는 “건설부문 자체가 증권업계에서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롯데그룹 검찰수사, 각종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은 롯데건설 상장에도 부정적인 여건”이라고 말했다.







◇ 포스코건설, 실적부진과 모기업 최순실 게이트 의혹으로 기업공개 악재 맞아

포스코건설도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상장 주간사는 미래에셋대우, 메릴린치 증권이 맡고 있다. 당초 포스코건설은 연내 기업공개를 계획했다.

 

하지만 올해 실적은 포스코건설 기업공개에 부정적이다. 이 회사는 올 3분기 누적 매출 5조1435억원, 영업손실 28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24% 감소했고, 18313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앞서 포스코건설은 지난해에도 상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올해 실적은 지난해 대비 더 악화됐다.

실적부진으로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흡수 합병했지만, 실적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는 포스코건설 기업공개에도 부정적 요인이다. 

투자자들의 포스코건설에 대한 우려는 주식가치로도 확인된다. 장외주식사이트인 피스탁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일 포스코건설의 1주당 6만2000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올 들어 가격하락이 이어져 28일 기준 한주당 2만7250원에 거래됐다. 1년새 종가 기준 주식가치가 56% 하락했다.

모기업인 포스코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것도 포스코건설 상장에 부담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2일 검찰조사를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 / 사진= 뉴스1​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11일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최순실 씨 측근인 차은택 씨가 연관된 혐의가 포착된 ‘포레카 강탈 의혹’ 때문이다. 

모기업인 포스코 발주물량은 포스코건설의 중요 수익원이다. 그룹내부 공사물량은 높은 수익성이 담보되기 때문이다. 다만 포스코건설 매출에서 포스코 발주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12.35% ▲2015년 7.60% ▲2016년(3분기까지) 4.47%로 감소추세다. 검찰수사 장기화 시 모그룹 발주물량 축소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건설은 모기업인 포스코의 철강설비 물량 등 그룹 자체 물량이 있어 안정적이다. 다만 최근 업황 악화, 권오준 포스코 회장 검찰 출두 등 부정적 이슈가 많다”며 “상장추진에 긍정적 요소가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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