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호재 불고 평택 미분양 물량 급증은 부담…분양가가 관건

고덕신도시 고덕동양파라곤 조감도 / 사진=동양건설산업

 

경기 평택시는 대표적 미분양 무덤 지역으로 꼽힌다. 미분양이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개발호재를 믿고 밀어내기식 사업을 지속한 결과다. 결국 미분양 증가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29일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올해 1월말 기준 미분양 물량은 2092가구로, 경기도 용인시에 이은 시군구별 전국 2위다.

미분양물량이 많은 것은 건설사들이 수서발 고속철도(SRT) 개통, 삼성전자·LG전자 산업단지, 미군기지 이전 등 호재를 업고 대량으로 밀어내기식 분양을 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올해 평택 아파트 신규 공급 물량은 1만3935가구로, 통계를 작성한 2000년 이후 최대다.

실제 지난해(1만2137가구)와 올해 분양 및 분양예정물량을 더한 최근 2년간 분양물량 건수는 2만6072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2년치 물량은 △2011년 8577가구 △2012년1992가구 △2013년 4424 △2014년 8058가구 등 직전 4년간을 합산한 물량(2만3501가구) 보다도 10% 이상 많다.

이처럼 과잉 공급된 아파트의 입주는 내년부터 시작이다. 내년 입주량은 7706가구, 2018년은 8973가구로 역시 통계작성 이래 최대다.

공급과잉에다 투기적 수요를 걷어낸 11ㆍ3 대책까지 겹치면서 최근 분양 단지의 청약경쟁률도 뚝 떨어졌다. 최근 분양한 ‘평택 신장동메디슨스퀘어 3차’, ‘힐스테이트평택 3차’는 2순위 모집에서도 미달돼 미분양됐다. 두 단지의 2순위 청약경쟁률은 각각 0.2대 1, 0.39대 1로 마쳤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달 평택 고덕신도시에서 첫 분양 사업장이 나온다. 동양건설산업은 고덕 A8블록에서 '고덕 동양파라곤'을 분양한다. 이후 9블록·17블록·16블록 등에서 신규 아파트가 연이어 공급된다. 고덕신도시는 평택 서정동·고덕면 일대 1743만㎡에 들어서는 신도시로 2020년까지 총 5만4000여가구 규모로 조성되는데, SRT평택 지제역과 가까운 데다 삼성전자 산업단지가 바로 옆에 맞붙어 있는 직주근접형 신도시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덕신도시에 대해 삼성전자 산업단지 직접적인 수혜가 가능한 지역인 만큼 분양을 기다리는 대기수요가 풍부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고덕신도시 분양시장 흥행 여부에 대한 분석은 엇갈린다. 고덕신도시 비전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부터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가동된다”며 “배후수요는 튼튼하다. 고덕은 평택의 주요 개발 수혜가 집중돼 대기수요 및 투자수요가 분명한 시장”이라고 흥행 기대감을 내비쳤다.

적절한 분양가 책정이 관건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도시는 인프라가 갖춰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고덕신도시 분양가가 예상보다 높으면 고덕신도시는 미분양이 생기고 기존 평택 시장이 되레 수혜를 얻을 수도 있다는 판단도 나온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고덕신도시 분양가가 예상외로 높으면 기존 평택 미분양 주택시장에는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각종 호재와는 별개로 전반적인 주택경기 위축 및 지나친 미분양 물량으로 당장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판단도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평택은 미분양 적체와 공급과잉으로 시장이 얼어붙어 있는데다 최근의 시장 전반의 상황에 따라 단기적으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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