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규제 영향에 투자 열기 식어…경매 물건 늘고 낙찰가율은 하락

올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가 상승률을 보여 온 제주도 토지가 경매 매물로 나오는 빈도가 늘고 있다. 제주도가 토지 투기규제에 본격 나서면서 투자 분위기가 가라앉아 경매 물건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번달 제주 토지 법원경매 진행건수는 9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3월 진행건수인 97건 이후 2년 8개월만의 최다 건수다. 이 가운데 58건이 낙찰됐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 물건의 일반 거래로 인한 취하 물건이 감소하고 전반적인 투자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경매 물건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2년간 제주도의 경우 토지 투자 광풍으로 경매 절차를 밟는 도중 일반 부동산시장에서 물건이 매매 되거나 경매 원인이 되는 채권을 변제, 경매진행이 안 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실제 지난 8월 제주도 토지 경매는 14건만 진행됐다. 이중 12건이 낙찰됐다. 

그러나 제주도에서 과열된 부동산시장을 잡기 위해 농지이용실태 특별조사를 실시하고 토지분할 제한을 실시하는 등 각종 투기 규제 방안을 내놓으면서 올 3분기 들어 일반 토지 거래량이 감소했다.

낙찰가율도 하락했다. 이달 제주도 토지 낙찰가율은 97.5%로 지난달보다 24.7% 포인트나 하락했다. 2014년 4월 108.8%를 기록한 이후 30개월 연속 기록하고 있던 100% 이상 낙찰가율도 이달 들어 깨졌다.

무차별 낙찰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제주도 토지 경매에서 최고 낙찰가율 물건은 서귀포시 성산읍 낙산리 소재 임야로 감정가의 387%인 2억4510만원에 낙찰됐다. 앞서 9월 577%, 10월 2639% 등을 감안할 경우 최고 낙찰가율이 많이 낮아진 것이라고 지지옥션은 설명했다.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맹지나 묘지 등도 감장가의 수배에 낙찰되는 등 과열 경쟁 및 묻지마 투자 등이 이뤄졌다"며 "농지 전수조사로 농지처분의무 토지가 늘어나는 만큼 향후 경매 물건 중 농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낙찰가율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번달 제주도 내 최고 낙찰가율을 보인 토지 전경 / 사진=지지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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