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마진 연연 신한·KB·우리 ROA·ROE 등 수익성 지표 저조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 수익성 지표가 계속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뉴스1

 

신한·KB국민·우리은행 등 국내 대표 시중은행 3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지만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여저히 저조한 수준이다. 비이자이익 중심의 수익 다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은행들이 예대마진을 통한 수익 구조에 집착해 국민들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모두 올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이 지난해 연간 순이익보다 많다. 신한은행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5117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1조4897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국민은행도 누적 당기순이익 1조165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도 누적 당기순이익 1조105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해 연간 순이익을 넘겼다.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누적 당기 순이익이 늘어난 호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수익성 지표인 ROA와 ROE는 개선되지 않고 정체된 모습이다.

 

신한은행 ROA와 ROE는 각각 0.8%, 9.6%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0.1%포인트, 1.6%포인트 높아졌다. 하지만 기간을 늘려 보면 2011년(ROA 1.2%, ROE 12.6%)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다 2013년 (0.7%, 7.2%) 이후 조금씩 회복하는 모습이다.  

 

국민은행 ROA와 ROE는 0.52%, 6.7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0.1%포인트, 1.26%포인트 개선됐다. 다만 전분기보다 0.04%포인트, 0.32%포인트 내려갔다. 우리은행 ROA와 ROE는 0.48%, 7.75%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1%포인트, 2.06%포인트 올랐다. 


다만 세 은행의 수익성은 모두 미국 상업은행의 ROA와 ROE 평균(1.45%, 10%)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세 은행 모두 수익성 지표가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만큼 질적 성장이 정체돼 경쟁력이 떨어진다.

ROA는 기업 총자산으로 당기순이익을 얼마나 올렸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다. ROE는 기업에 투자된 자본으로 이익을 어느 정도 올렸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의 이익창출능력을 가늠하는 척도다.

신한, 국민, 우리 등 국내 대표 은행들이 올해 이익을 늘린 배경에는 여신 규모 성장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가 있다. 구조조정과 투자위축으로 수요가 줄어든 기업대출보다 주담대를 비롯한 가계대출에 집중한 게 호실적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은 4.1%(2분기 기준)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은행들은 예대마진을 통한 후진적 수익 증가 구조에 집중한 나머지 비이자수익 확대를 통한 수익 다변화는 개선하지 못했다. 세 은행 비이자이익은 전분기 대비 모두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질적 수익구조 개선이 여전히 멀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8658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8362억원)보다 3.5% 늘었다. 하지만 전분기보다 32.7% 급감했다. 국민은행 비이자이익은 79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753억원)보다  2.3% 늘었다. 하지만 전분기 대비 10.5% 줄었다. 우리은행 비이자이익도 72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044억원)보다 소폭 올랐지만 전분기 대비 29.5% 감소했다.

세 은행 비이자이익 비중은 전체 이익의 2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국내 은행과 자본금 규모가 비슷한 해외 은행 비이자이익 비중(40.3%)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한국 은행권의) 비이자이익은 수수료와 함께 금리, 환율 등 외부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 유가증권, 외환 파생 관련 상품 등에 집중돼 있다"며 "이번 분기에 관련 투자 수익이 저조하고 대출채권 매각에서 손실이 발생해 비이자이익이 전반적으로 부진해 수익률이 낮게 잡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순이자마진(NIM)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3분기 세 은행 NIM을 살펴보면 신한은행 1.49%, KB국민은행 1.58%, 우리은행 1.87%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세 은행 모두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각각 0.01%포인트, 0.05%포인트, 0.03%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지난 분기와 비교해 신한은행 NIM은 0.01%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분기와 같았고, 우리은행만 전분기보다 0.02% 증가했다. 2007년 2% 대에서 지난해 말 1.5%대로 추락한 후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건비와 영업점 축소 등 전사적 비용절감을 통해 상반기에 NIM(순이자마진) 하락을 막을 수 있었다"며 "시장 금리는 계속 내려갔기 때문에 하락 압박이 있었다. 금리 상승이 이어진다면 순이자마진 개선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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