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공시시스템 3분기 보고서 연결 제무제표 분석

KB금융지주가 3분기 몸짓 줄이기를 통해 실적을 개선하고 있다. KB금융은 비용통제와 희망퇴직으로 일반관리비를 줄이고 대손비용을 낮춰 인위적으로 순익 하락을 막으려는 징후가 역력하다. 그만큼 이익창출 능력이 떨어지고 질적 성장이 정체됐다는 뜻이다.

◇당기 순익 늘었지만 수익성 지표는 하락

KB금융지주 3분기 순이익은 564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2% 늘었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6898억원이다. 25.1% 증가했다.

3분기 순익은 2분기(5804억원)보다 2.8% 줄었다. 다만 2분기 순익엔 현대증권 자사주 취득으로 1050억원 염가매수차익이 반영된 수치다.

누적 순이자이익은 4조651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늘었다. 3분기(7~9월)에만 1조6008억원을 거뒀다. 전분기보다 3.6% 늘었다. 여신성장 지속과 순이자마진(NIM) 방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증가한 것이다. 다만 누적 순수수료이익은 신탁수수료 감소 영향으로 5.6% 줄어든 1조1080억원을 기록했다.

총 영업이익은 5조640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었다. 3분기에만 1조9106억원을 달성했다. 전분기보다 1.2% 늘었다.

일반관리비가 크게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인력구조 개선 등 비용관리를 통해 3분기 그룹 일반관리비는 9950억원이다. 전분기보다 6.9% 줄였다. 지난해 2분기부터 시행된 대규모 희망퇴직 비용 3454억원이 소멸된 영향이 컸다. 누적 신용손실 충당금전입액은 18.7% 줄어든 5077억원이다.

반면 수익의 질을 설명해주는 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모두 하락했다. ROA는 기업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을 얼마나 올렸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다. ROE는 기업에 투자된 자본으로 이익을 어느 정도 올렸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의 이익창출능력을 가늠하는 척도다.

3분기 KB국민 ROA는 0.66%를 기록했다. 전분기보다 0.04%포인트 낮아졌다. ROE도 같은 기간 7.65%를 기록하며 0.32%포인트 내려갔다. 미국 상업은행 ROA, ROE가 각각 1%대, 10%대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자산이 많은 KB금융의 경우 수익이 늘지 않으면 수익성 지표는 낮아진다. 그만큼 질적 성장은 정체됐다는 점을 의미한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5.25%다. 전분기보다 0.14%포인트 높아졌다.

◇KB금융, 은행 의존도 심화…지주 순이익서 차지하는 비율 72%

주목해야 할 계열사는 역시 KB국민은행이다. 올해 3분기 KB금융지주 당기 순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72%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늘었다. 카드, 증권, 캐피탈 등 기타 계열사 비중은 줄어가는 반면 은행 비중이 압도적으로 커지고 있다. 은행 실적 악화가 곧바로 지주 실적에 영향을 끼치는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 금융지주에게 은행 비중을 줄이는 게 과제라면 KB금융지주는 그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KB국민은행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4218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보다 80.6% 급증했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165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9% 늘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각각 5475억5100만원, 5조3092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4.21%, 2.80% 확대됐다.

건전성 지표인 은행 총 연체율은 9월말 기준으로 0.44%를 기록했다. 안정적인 수준이다. 이중 가계대출 연체율은 0.29%다. 전분기보다 0.02%포인트 개선됐다. 다만, 기업대출 연체율은 0.61%로 전분기보다 0.02%포인트 높아졌다.

국민은행 원화대출금 현황을 보면 가계대출 증가율이 기업대출보다 2배 높았다. 3분기 총 대출금은 218조5000억원이다. 지난 분기보다 1.6% 늘었다. 이 중 가계대출은 121조5000억원으로 지난 분기보다 2% 늘었다. 반면 기업대출은 97조원으로 지난 분기보다 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은행 안정성을 살펴볼 수 있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올해 3분기 0.88%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보다 0.22%포인트 급감했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174.5%다. 지난해보다 22.9%포인트 개선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 총여신 중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로 여신건전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이 비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건전성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볼 수 있다. 또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을 얼마나 쌓았는지에 따라 은행 자산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비율이 늘어날수록 향후 부실에 대한 준비가 잘 됐다는 의미다.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58%를 기록하며 전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은행 BIS자기자본비율 추정치는 16.37%를 기록했다. 기본자본(TierI)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 추정치는 모두 14.35%를 기록하며 국내 최고 수준이 자본적정성을 유지했다.

◇KB금융 현금흐름…투자 늘리며 몸짓 키우기에 집중

KB금융지주 총자산은 489조8000억원이다. 지난 분기보다 3.9%, 지난해 말보다 9.2% 늘었다. 이중 신탁자산을 포함한 KB국민은행 총자산이 70.17%(343조7000억원)를 차지했다. KB금융지주는 총 자산규모에서 신한금융지주(489조7000억원)를 앞질렀다.

그룹 총자산 구성을 보면 국민은행(307조원), 신탁 및 자산관리(142조원), 카드(16조원), 생명(9조원), KB캐피탈(7조원) 등 순으로 나타났다. 총자산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보다 26조원 늘었다. 그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다.

부채 총계는 321조9000억원이다. 총자산에 65%를 차지한다. 지난 분기보다 2.6%, 지난해 말보다 7.2% 늘었다. 자본 총계는 28조원이다. 지난 분기보다 1%, 지난해 말보다 3.5% 증가했다.

KB금융 현금흐름 활동을 보면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달성하고 투자는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활동으로부터의 현금흐름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2조135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나 증가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9% 늘어난 영향이 컸다.

3분기 누적 투자활동으로부터의 현금흐름을 보면 3조8056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같은 기간(2조3281억원)과 비교해도 투자 규모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투자금융자산 취득 규모가 25조1128억원으로 투자금융자산 처분 규모(23조1449억원)을 훨씬 웃돌았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는 현대증권 편입을 마무리하면서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도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 두 회사를 완전자회사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서다. 이에 투자 현금흐름 규모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현재 KB손보 지분 33.29%, KB캐피탈 지분 52.0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KB금융이 보유한 14개 계열사 가운데 KB손보와 KB캐피탈만 100% 완전자회사가 아니다.

KB금융이 KB손보와 KB캐피탈 잔여지분을 모두 인수해 완전 회사로 바꾼다면 비은행 부문 비중이 40%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두 회사가 KB금융 완전 자회사가 되면 순이익을 모두 지주회사 실적에 반영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연간 당기순이익도 2조원대로 올라 업계 1위 신한금융지주와 맞먹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