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투자대상분야 확대 뚜렷… 사드논란이후 한류규제는 경계할 대목

 

한중 경제관계의 긴밀함은 무역이나 관광 분야뿐아니라 투자에서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 기업의 중국 투자가 관심을 끌었다면 이제는 중국 기업의 한국 투자에 주목해야 할 상황이 됐다.

 

중국의 한국 투자는 2015년도를 기점으로 그 이전과 이후로 투자 성향이 차이를 보이는 특징이 관찰된다. 2015년 이전에는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 등 특정 산업에 치중되어 관심을 나타냈으나 2015년 이후로는 영유아산업, 전자/통신, 보험, 화장품 등 다양한 업종으로 M&A가 확대됐다. 

 

2015년 이전 동종산업간의 M&A 위주에서, 2015년 이후 이종산업간 M&A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로 산업의 다각화 또는 한국산 제품을 쏘싱하기 위한 전략적 M&A가 활발해지고 있다.


중국에서 집계된 중국의 해외기업 인수 통계에 따르면, 중국기업의 한국기업에 대한 투자 순위는 2014년 16위에서 2015년에 8위로 8단계나 상승하였다. 2015년에 약 30건의 중국기업의 한국기업에 대한 직접투자 및 인수사례가 있었으며, 이는 2014년도에 비해 약 3배가 증가한 수치로 최근 들어 중국의 한국 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기업의 한국기업 투자현황표에서 볼 수 있듯이, 올해에도 엔터테인먼트, 게임을 포함하여 다양한 산업에 걸쳐 투자가 일어났으며, 이종산업에 대한 투자 역시 많이 일어난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2016년도에 발생된 중요한 M&A의 특징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한국의 상장회사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었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이 분석해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한국에서는 경영권 이전 시, 강제공개매수제도 (Mandatory public offer)가 없어 영국, 미국, 홍콩 등 타 국가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상장사 매수에 대한 제약이 없기 때문이다. 강제공개매수제도란 M&A를 반대하는 소액주주의 권익을 위해서, 새로운 대주주가 소액주주에게 보유 주식을 특정가격에 매도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둘째, 재무제표 연결 시 중국 모기업에 재무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안정된 매출과 수익을 내는 일정규모이상 되는 상장회사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셋째는 최근 발표된 게임회사의 로코조이가 바이오복제제약을 생산하는 ABA바이오에 경영권을 매각한 사례와 같이, 유사시 상장회사가 비상장회사에 비하여 투자금 회수가 용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 한국기업의 중국 의존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업종에 관계없이 한국의 많은 회사들이 중국의 투자 가능성에 대하여 문의하고 투자 관련 자문을 요청한다. 한국기업 입장에서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놓칠 수 없으며, 중국시장을 개척하여 중국관련 스토리가 생길 경우 회사의 가치가 증가하기 때문에 중국시장진출은 많은 기업들의 대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중국진출을 위한 대표적 방식으로 중국기업과의 합작을 선호하고 있는데, 이는 많은 한국기업들이 관시 (关系)를 중시하고 지역색이 뚜렷한 중국이라는 특성상 자력으로 중국시장진출을 모색하기 보다는 중국 내 좋은 파트너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즉 중국기업으로부터 한국기업에 투자를 받고 그 자금을 이용하여 중국에 중국기업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구조가 선호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사정도 많이 변화하고 있다. 중국 내 많은 기업들이 한국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한국 투자를 전담으로 하는 중국계 프라이빗에쿼티(PE)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또 한국의 PE들과 협업을 원하는 중국의 재무적투자자들에 대한 문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기술력 또는 브랜드가치가 우수한 한국기업의 경우 간단한 투자자 물색작업으로 다수의 잠채적 중국 투자자를 발굴하기도 한다. 한국이 중국 기업의 투자처로 점차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또 최근에는 중국기업들로부터 한국의 식음료 업체, 홍삼 또는 기능성원료를 바탕으로 생산된 건강식품업체, 하수처리, 필터기술 등 환경관련기술을 보유한 업체, 산업용로봇생산업체, 스마트빌딩관련 솔루션업체 등 다양한 산업에 대하여 한국기업 인수에 대한 문의가 많이 온다고 한다.


크레디트스위스은행이 발표한 세계의 부(富)보고서에 따르면 자산을 기준으로 한 세계의 중산층 (자산 5만에서 50만불을 보유하고 있는 성인의 수)인구는 약 6억 6500만명정도 되며, 이중 중국의 중산층의 수는 약 1억 876만명에 달한다. 또한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 (EIU)는 11월 최신보고서에 중국의 중산층 비중이 15년안에 인구의 약 35%인 4.8억명이 중산층 (연간가처분소득이 2100달러에서 1만 800달러 사이인 계층)에 편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14억 인구, 이와 같이 빠르게 늘고 있는 중산층 등을 배경으로 중국인들의 소비의 질이 크게 향상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낙후된 자국산 소비재 대신 해외의 질이 좋은 유명 브랜드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점차 제품의 안정성이 중요한 필수 요건으로 인식되고 있어 중국의 소비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중국 및 글로벌 회사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한국의 우수한 브랜드제품 및 질과 안정성이 우수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다. 


다만, 최근 불거진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드 배치에 대한 논란으로 인해 일부산업관련 중국의 투자가 다소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따라서 사드배치가 향후 양국간의 투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교역국이다. 2015년 양국간의 교역량은 약 2270억불로 우리나라 GDP의 약 16.6%를 차지하고 있다. 

 

사드 배치가 공식화 된 이후, 실제로 필자가 진행하던 중국정부 공기업에서 매수를 진행하던 딜이 무산된 경우도 있었다. 화장품 및 엔터테인먼트기업 등에 대한 투자가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특히 문화, 콘텐츠관련산업은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중국발 기사에서도 보여지듯이 중국정부가 한국TV모델까지 바꿔 가며 한류와 관련된 방송과 광고를 차단하려는 조짐을 보이는 등 한류를 차단하기 위한 중국정부의 압박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계해야할 대목임에 틀림없다.

 

특히 한국의 대표적인 엔터테인먼트회사를 포함하여 대부분 엔터테인먼트 업체의 주가가 사드의 영향으로 20~30% 이상 하락했다. 한류에 대한 차단은 단순히 문화, 콘텐츠 산업뿐만 아니라, 이러한 분위기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한국에 대한 여행산업 및 소비재 (Consumer product)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중국 동향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함께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이 장기간 지속돼 우리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불러오지 않도록 대책마련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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