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돌한 질문할 수 있는 풍토 있나…이스라엘 후츠파 정신 주목해야

 

당신이 최고경영자(CEO)라면 직원들이 외부에서 회사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표현하는지 알아야 한다. 직원들은 과연 행복할까.

 

포스코 직원들에게 회사에서 언제 행복을 느끼는지 물었을 때 어떤 답이 나왔을까. 그들은 급여나 승진, 휴가를 먼저 떠올리지 않았다. 대신 외면적인 요소보다 원만한 인간관계, 상사의 인정과 칭찬 등 내면적인 것에 우선순위를 뒀다.

 

CEO들이 임직원들을 대하면서 직면하게 되는 가장 큰 고민중 하나는 이들이 맡은 일에 어떻게 몰입하게 할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창조성은 몰입 속에서 나오는 법이기 때문이다. 포스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는 바로 직원들의 직무성과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어떻게 동기부여를 할 것인지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 노벨상 수상자의 27%를 배출한 이스라엘의 교육 방식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본래 이스라엘은 다신교를 믿던 주변국과는 달리 유일신을 고집한 국가다. 종교를 빌미로 수많은 침략을 당한 '고난의 민족'이다. 솔로몬 왕이 세상을 떠난뒤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왕국, 유대 왕국으로 나뉘었다. 이중 북쪽 이스라엘 왕국은 아시리아에게, 남쪽 유대왕국은 신바빌로니아 왕 네부카드네자르 2세에게 각각 멸망하고 만다.  

 

네부카드네자르2세는 항복한 유대인을 바빌론으로 강제이송했다. 이걸 '바빌론 유수'라고 부른다. 

 

이스라엘 남쪽 유대인은 바빌론으로, 북쪽 유대인은 아시리아로 끌려가는 이러한 유대인 집단 이산을 '디아스포라'라고 부른다. 신아시리아제국부터 로마제국까지 디아스포라가 있었는데 그럼에도 유대인은 고유 종교와 교육관을 잃지 않은채 유지했다. 

 

유대민족의 교육은 후츠파 정신에 기초한 하브루타식 교육이다. 하브루타식 교육 방법은 선생과 제자, 부모와 자식이 서로 1대1로 짝을 지어 토론을 벌여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다. 유대인은 어려서부터 유대어 성경을 읽고 자라는데 성경내용을 숙지하기 위해 부모나 선생과 질문과 답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토론은 도서관이나 학교나 가정을 가리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  

 

하브루타식 교육방법이 가능한건 후츠파 정신때문이다. 후츠파는 유대어로 뻔뻔함, 당돌함을 뜻하는 말이다. 어린 유대인이 뻔뻔하고 당돌하게 질문을 던지면 선생과 부모는 답을 해야한다. 나는 지금의 유대민족을 만든게 바로 이런 후츠파 정신이라고 믿는다. 

 

후츠파정신과 하브루타식 교육을 받은 유대인의 후예, 이스라엘 인구는 세계 인구의 0.25%에 불과할 정도로 숫자는 미미하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벤처창업률을 기록하고, 21세기 경제기적을 이룬 나라로 손꼽히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 성장 동력이 없고 창의성 있는 사업이 부족하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이스라엘 교육을 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기업이나 가정이나 마찬가지다. 직장의 직원들이나 가정의 아이들이나 마음 놓고 질문하고 떠들게 하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니가 뭔데', '이런데서 그런말 하는거 아니야' 혹은 '나한테 배워라', '선배한테 배워라'. 우리는 이런 교육을 받고 자랐다. 이런 교육으로는 창의성을 기를 수 없다. 창의성이 생기지 않을까. 우리나라가 노벨상을 못타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아이들과 학생, 직원들을 그저 다른 사람의 행적을 따라 가는 '그림자'처럼 살게 해서는 안된다.  이런 문화를 바꿔야 창의성이 살아나고 국가의 미래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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