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직원 1년간1369명 감소…신한 빼고는 상반기 대졸신입 공채도 안해

올해 3분기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1000명이 넘는 행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뉴스1

 

은행을 떠나는 은행원이 늘고 있다. 올해 3분기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1000명이 넘는 행원이 직장을 떠났다. 은행들이 매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등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지만 은행 직원은 오히려 직장을 등지는 모습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직원 수는 6만5641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9명 줄었다. KEB하나은행이 1281명, 우리은행 49명, KB국민은행 27명, 신한은행 6명 순으로 직원 수가 감소했다.

비정규직 규모도 줄었다. 올해 3분기 4대 시중은행 비정규직 인원은 2207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명 줄었다. 은행마다 비정규직 감축 규모는 달랐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49명, 26명 늘린 반면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105명, 1555명 줄였다.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6개월 동안 은행 직원이 가장 많이 줄어든 은행을 보면 KB국민은행이 407명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우리은행은 직원 167명이 떠나며 두 번째로 많이 줄었다. 신한은행(-123명), KEB하나은행(-89명) 순으로 감원이 많았다.

은행원이 줄어든 반면 은행 실적은 나아지는 모습이다. 4대 시중은행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조434억원이다. 지난해보다 2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금융업계는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은행별로 신한은행이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이 1조5117억원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국민은행 1조1650억원, 우리은행 1조1059억원, 하나은행 1조2608억원 순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올해 3분기까지 은행들이 점포 통·폐합, 희망퇴직 등 조직 슬림화를 진행했다"며 "그에 따라 은행 순이익도 늘어난 부분이 있다. 순이익이 늘었음에도 직원 수를 줄인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4대 시중은행은 호실적과 반대로 공채를 늘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까지 주요 시중은행들이 상반기 중 대부분 공채를 진행하지 않았다. 4대 은행 중 공채를 대졸자 일반 채용을 진행한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주요 은행에서 은행원이 떠나는 이유는 비대면 은행 거래 확대 때문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발표한 '2016년 3분기 국내 인터넷뱅킹 서비스 이용 현황'을 보면 지난 9월 기준 금융 조회서비스를 인터넷뱅킹으로 이용하는 비중은 80.4%를 차지했다. 2005년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반면 은행 창구·자동화기기(CD/ATM) 등 오프라인 거래는 15.6%, 텔레뱅킹은 4%로 각각 줄어들었다. 은행 고객 10명 중 8명은 은행을 방문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한 시중은행 창구 직원은 "과중한 업무와 실적 스트레스도 직장을 등지게 하는 요인"이라며 "외화를 찾는 손님에게도 그 은행과 아무런 거래가 없음에도 일단 은행 모바일 앱 설치를 유도하고 있다. 각종 실적으로 인한 영업 압박을 받다 보니 잡상인 같다는 게 내부 목소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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