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사태, 핵심 추진인물들에 불똥…기금본부장 인선과 기금운용에서도 잡음

지난 6월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 전 굳은 표정으로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 사진=뉴스1

 

 

삼성의 최순실 모녀 승마 지원 여파가 국민연금까지 뒤흔들고 있다. 기금운용에 대한 지적과 함께 조직 내 알짜부서 기금운용본부장과 정권 실세와의 관계에 대한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해당 부서를 공사화시키려는 보건복지부와 문형표 이사장과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조직 내 알짜 중 알짜 부서로 꼽힌다. 한마디로 국민들의 기금을 펀드, 주식 등 모든 형태의 자산에 투자해 연금 고갈을 막는 곳이다. 국민연금을 굴리는 핵심 부서라고 보면 된다.

박근혜 정부는 이 기금운용본부를 따로 떼어내 공사를 만들고자 했다. 지난해 국민연금 직원들은 물론, 최광 전 이사장까지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기금운용본부를 따로 떼어내 공사화 하려는 시도는 2003년, 2008년에도 있었지만 기금운용의 안정성을 이유로 번번이 실패한 바 있다.

그런데 복지부가 갑자기 국민연금을 경영진단 하겠다고 압박하면서 최광 이사장이 물러났고 이후 메르스 사태로 주목받았던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사장으로 왔다. 그리고 문 이사장은 1년 후인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개인적으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천명했다.

국민연금 내부에선 이 같은 시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기금을 따로 떼어낼 경우 정부 입맛에 맞게 기금을 굴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최근 잇따라 터지는 국민연금과 정권실세의 연루 의혹 및 기금운용 문제는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우선 기금운용본부장들이 계속해서 박근혜 정권 실세 측근들이 맡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최근 <이투데이>는 강면욱 본부장보다 평가가 높은 후보가 2명이나 있었는데 안종범 수석의 개입으로 그가 본부장이 됐다고 지적했다. 강면욱 본부장은 안종범 수석 계성고 후배이면서 성균관대 후배이기도 하다. 강면욱 본부장은 임명 초기부터 낙하산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 전임자인 홍완선 본부장 역시 정권 실세 최경환 당시 의원과 대구고 동기동창이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기금이 엄청나게 불어나면서 언젠가부터 기금운용본부장 자리가 이사장만큼 파워가 세지게 된 것”이라며 정권 실세들이 본부장을 맡은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해당 문제를 지적해 온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홍완선 전 본부장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이재용 부회장을 만날 이유가 하나도 없었는데 만났다는 건 합병 문제를 승계문제와 연관해서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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