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와이브로 품질 떨어져… 미래부 12월 품질평가 통해 개선

 

 

17일 오전 10시 서울시 지하철 4호선 역 안에서 시민들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차여경 기자

 

불안정한 서울 지하철 와이파이 연결에 시민 불편이 늘지만 개선책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국정감사 당시 지하철 와이파이 문제가 거론됐지만 미래창조과학부는 해결까진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이다.

서울 지하철 1~9호선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이 제공하는 와이파이가 설치돼 있다. 지하철 내부에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하는 무선통신망 와이브로가 깔려있지만 전송속도는 10Mps에 불과하다. 그마저 사람이 몰릴수록 인터넷 접속 속도는 느려진다.

서울 지하철 와이파이 속도를 측정해본 결과 지하철 역내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210bps, 업로드 속도 24Mbps였다. 지하철역마다 차이가 컸지만 와이파이 연결이 잘 안 돼 인터넷이나 동영상 재생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재생이 자주 끊겼다.
 

인터넷 와이파이 속도 측정 앱을 통해 실제 지하철 와이파이 속도를 측정했다. / 사진=스마트폰 캡처
이동 중인 지하철 안에서는 더 와이파이 끊김 현상이 심했다. 평균 다운로드 2.50~7.67Mbps, 업로드 속도 2.78~5.08Mbps 였다. 미래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5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를 보면 LTE 평균 속도는 117.51Mbps로 LTE 연결속도가 와이파이 연결속도보다 더 빠르다.

 

서울 쌍문동에 사는 권태현(25)씨는 “지하철 와이파이는 자주 끊겨 메시지 하나 보내기도 힘들다”며 “특히 출퇴근 시간에는 거의 연결이 안되기 때문에 주로 LTE를 사용하는 편”이라고 불편을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사용 중인 지하철 와이파이 중계 와이브로는 품질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이동통신사가 와이브로 중계기에 별다른 투자를 하지 않다보니 지하철 와이파이 품질은 기대 이하다.

지난 10월 14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하철 와이파이 문제를 지적하자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현재 진행하는 사안은 없지만 올해 12월 지하철 와이파이 지하철 품질평가를 계획 중”이라며 “품질평가 이후 상황을 보고 이동통신사의 투자를 유도하거나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7일 변재일 의원실 관계자는 “(국정감사 이후) 아직까지 미래부 측에서 보고받은건 없다”며 “국정감사 때 구두로 요청한 것에 대해 상황보고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동통신 3사를 모두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한 듯하다”고 답했다.

한편 서울시는 자체적으로 초고속 와이파이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4일 서울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MHN 백홀 기술을 도입해 이 사업을 진행할 협력업체 입찰공고를 냈다.

MHN백홀 기술은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로 움직이는 소형 기지국에 Gbps급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다. 기존 10Mbps 속도인 지하철 와이브로에 비해 MHN 기술은 100배 빠른 1Gbps로속도를 지원한다.

서울시는 올해 두 차례 입찰을 실시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지난 4월에는 1개 업체만 단독 참여해 자동 유찰됐고, 6월에는 입찰기준으로 제시한 통신속도(300Mb㎰)가 현재 기술수준과 차이가 있어 입찰을 철회했다.

현재 지하철 공공와이파이 개선사업을 관련 부처가 아닌 지자체가 진행한다는 지적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공공와이파이 문제에 대해 서울시는 서울시 나름대로, 우리(미래부)는 우리 나름대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동통신 3사가 지하철 와이브로 품질개선을 진행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정부 차원 공공 와이파이 확대 사업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지하철 와이파이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변재일 의원실 관계자는 “통신사가 통신가입자들에 제공하는 추가적 혜택인 무료 와이파이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며 “현재 와이파이‧와이브로 자체가 연결 범위가 넓지 않기 때문에 빠른 개선이 필요하다.

이어 그는 “통신사들이 역 안에 설치된 와이브로 중계기만 바꿔도 지금보다 와이파이 네트워크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며 “서울시가 진행하는 사업이 현재 지지부진하기도 하고 더 질 좋은 와이파이를 제공하려는 통신사들 의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미래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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