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도어 발견된 중국 스마트폰 제재 가능성…한국 IT업계 어부지리 기대

지난 5월 방한한 마커스 자도트 미 상무부 차관보가 한·미 사이버보안 정책 및 비즈니스 교류를 위한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당시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고위 임원들을 만나 중국 반도체 굴기에 공동 대응하자는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뉴스1

최근 중국 스마트폰에서 사용자 정보를 중국으로 전송하는 프로그램이 발견됐단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도체에 이어 스마트폰 부문까지 미국의 중국제품 배제 움직임이 가시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 냉전이 시작될 가능성도 높아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미국에선 일부 중국 저가 안드로이드폰에서 사용자 정보를 중국으로 전송하는 백도어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사실을 확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백도어란 프로그램 설계자가 우회적으로 사용자 소프트웨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쓰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고객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설치하는 프로그램인데 넓은 의미론 해킹을 위해 설치해 놓은 비밀 접근 루트를 일컫기도 한다.

이번에 미국서 발견된 백도어는 중국 상하이에 있는 아둡스 테크놀로지가 개발한 것으로 사용자의 연락처, 문자, 통화내역, 위치정보를 무단 수집해 72시간 내에 중국으로 전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도어 설치 목적이 마케팅을 위한 것인지, 중국 정부 차원의 정보수집 행위인지 알 수 없지만 미국 내 주요 정보들이 중국으로 흘러들어간 것은 분명한 상황이다. 중국 기업들은 아직까지 정부와 깊게 결탁돼 있다는 점에서 미국 측 반격이 예상된다.

미국은 이를 빌미로 중국 스마트폰을 제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미 무역위원회(ITC)는 퀄컴의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특허를 침해한 혐의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를 조사하기로 했다. 결과에 따라 수입제한 조치까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버 및 반도체 분야에선 미국과 중국이 안보를 이유로 서로의 제품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IT보안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의 서버, 데이터베이스 부문을 대표하는 IBM, 오라클을 배제하려 하는데 미국이 주요 정보를 빼갈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미국 IT업계 관계자는 “미국 IT기업엔 FBI 출신들이 감사 등으로 포진해 있다”며 “주로 하는 일은 전 세계를 돌며 내부 감사를 하는 것이지만 미국과 갈등양상을 빚고 있는 중국으로선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미국과 중국의 IT 냉전은 우리로선 어부지리가 될 수도 있다. 중국 제품 배제로 인한 가시적 반사효과 뿐 아니라 반도체 굴기와 같은 중국 정책에 공동 대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방한한 마커스 자도트 미 상무부 차관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고위 임원, 정부 관료를 접촉해 중국 반도체 육성정책에 공동 대응하자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미국이 백도어가 발견된 중국 스마트폰에 까지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이면서 중국의 IT 성장을 불편하게 바라봤던 우리 기업들은 내심 반사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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