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6‧6S 배터리 30% 남아도 온도 떨어지면 방전 잦아

 

16일 명동 프리스비에서 새로 출시된 아이폰7를 판매하고 있다. / 사진=차여경 기자

 

평균 기온이 떨어지자 아이폰 배터리가 방전되는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이에 배터리가 남아있는데도 날씨가 추워지면 아이폰이 자동으로 꺼진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아이폰 리튬이온배터리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수리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다. 

한국소비자협의회는 11월부터 그 다음해 1월까지 아이폰 배터리 방전 문제로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협의회 관계자는 "갑작스런 한파가 온 지난 2주간 아이폰 배터리 불량 문제로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전화한 소비자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배터리 방전 현상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일어났다. 지난 7일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배터리 충전이 남았는데도 아이폰이 자동으로 꺼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중국 기업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배터리 방전 문제를 겪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아이폰 사용자들이 올린 게시물이 급격히 늘고 있다. 대부분 배터리 용량이 10~30% 남았는데 아이폰이 꺼진다는 글이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아이폰 배터리 방전은 고질적인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10월 아이폰6S를 구매한 김지연(26)씨는 “배터리가 50%이하로 떨어지면 방전이 잘 된다. 찬바람이 부는 야외에서 아이폰이 꺼진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라며 “추워질 때마다 방전되니 겨울철에는 주머니에 넣고 다녀야 한다”고 토로했다.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아이폰 사용자들의 불만이 가득하다. / 사진=커뮤니티 페이지 캡쳐

 

전문가들은 리튬 이온 배터리는 외부 온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겨울철 방전현상이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대부분 스마트폰들은 리튬 이온 방식 배터리를 탑재한다. 아이폰에 내장된 리튬 이온 배터리 역시 온도가 떨어지면 리튬 이온 움직임이 둔화되며 방전된다.

한영규 동국대 융합에너지신소재공학과 교수는 “리튬이온 전지 배터리는 50℃가 넘어가거나 영하 20℃ 이하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며 “한파가 오면 배터리 성능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출시된 아이폰7도 리튬 이온 배터리를 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폰7은 이전 제품과 두께는 똑같지만 용량은 1960mAh 늘려 방전 문제가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배터리 방전 현상은 유독 애플 아이폰에서 자주 발생한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겨울철 이상현상은 아이폰에 비해 피해 사례가 드물다. 그러나 애플이 배터리 수리나 교환 등 구체적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아 소비자 불편만 늘어나고 있다.

애플 사후관리(A/S) 센터 관계자는 “추위에 배터리가 방전되는 것은 리퍼(보상수리)가 불가능하다”며 “아이폰은 추위에 민감하니 주변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면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답했다. 애플은 아이폰이 온도 조절을 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면 배터리 사용 시간이 일시적으로 단축돼 장비가 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국소비자협의회 관계자는 “스마트폰 배터리는 불량 문제가 있어도 교환이나 수리가 어렵다”며 “배터리는 소모품인 탓에 무상 품질보증기간이 지나면 개인이 구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다시 상승세를 타려면 아이폰 배터리 방전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애플 아이폰7은 국내 예약판매 첫 날 30만대 이상 판매됐지만 출시 2주만에 판매량이 감소했다.

한영규 동국대 교수는 “배터리 문제가 자주 일어나 껐다 켜졌다를 반복한다면 스마트폰에 무리가 갈 수 있다”며 “애플은 아이폰 배터리 방전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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