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위 15년만에 공적자금 2조4000억 회수…잔여 지분 향배 관심

정부가 15년 만에 우리은행 공적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는 이날 우리은행 지분 인수 낙찰자를 선정했다 / 사진=우리은행

정부가 15년 만에 우리은행 공적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는 13일 우리은행 지분 인수 낙찰자를 선정했다.

 

 이날 공자위는 지난 11일 마감된 본입찰에 참여한 인수후보 가운데 7곳을 최종 낙찰자로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우리은행 지분 인수자는 IMM 프라이빗 에쿼티(6%), 키움증권(4%), 한국투자증권(4%), 한화생명(4%), 동양생명(4%·중국 안방보험이 대주주), 유진자산운용(4%), 미래에셋자산운용(3.7%) 등이다. 본입찰에 참가했던 8곳 가운데 KTB자산운용은 주주 자격을 충족하지 못해 탈락했다.

 

이번 매각 과정은 늦어도 다음달까지는 마무리될 예정이다. 낙찰자 가운데 금융위원회 승인이 필요하지 않은 투자자는 오는 28일까지 매각 대금을 납부하고 예보와 매각 계약을 체결한다. 지분 인수에 금융위원회 승인이 별도로 필요한 투자자들은 다음 달 14일경 매각작업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와 별도로 예금보험공사는 매각 작업이 마무리되면 우리은행과 맺은 경영정상화 이행 약정을 해지할 계획이다.

 

이번 매각에서 과점주주로 참여한 인수자들에게 경영 자율권을 넘겨주기 위해서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30일경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신규 인수자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다음달 임기가 만료되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후임자 선정 작업은 새 사외이사진이 꾸려진 후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매각 성공으로 정부는 15년 만에 공적 자금 2조4000억원 회수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총12조8000억원으로 이번 매각으로 유입될 자금을 포함하면 총10조6000억원(회수율83.4%)이 회수된다. 정부는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지난 2001년 우리금융지주 주식 100%를 취득한 바 있다. 매각이 완료되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은 21.4%로 줄어든다. 

 

정부는 2010년부터 4차례에 걸쳐 우리은행 지분 매각을 통한 공적자금회수를 추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덩치가 큰 우리은행을 한번에 인수할 만한 인수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은 데다, 해외에 매각할 경우 국부유출 부담도 있어서다. 이 때문에 이번 매각에서는 지금까지처럼 전체 지분을 매각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는 대신 지분을 쪼개서 매각을 진행했다. 

 

한편 금융 업계에서는 정부가 보유 중인 잔여 지분 21%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아직까지 정부가 잔여 지분에 대한 처분 방법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아서다. 일단 향후 주가가 오를 경우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한다는 방침만 내비친 상황이라 단시일내 매각 가능성은 높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매각이 과점주주 매각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매각에는 성공했으나 어떤 방식으로 경영권을 안정화시킬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라며 "단독으로는 최대주주의 지위를 가진 정부가 우리은행 경영에 개입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