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점유율 11년새 20%↑…기체고장 2년새 95%

 

진에어, 에어부산 등 저가항공사 소속 비행기들이 인천공항에서 승객을 태우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저가항공사 기체 고장이 크게 늘면서 저가항공사에 대한 안전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저가항공사가 가격 경쟁에만 치중해 안전 정비 등을 등한시한 탓이라며 기체 안전도를 높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저가항공사 기체 고장은 2014년과 비교해 95% 늘었다. 저가항공사의 1만회 운항당 사고발생건수는 0.63건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는 0.17건이다. 저가항공사 사고발생률이 4배나 높은 셈이다. 

 

지난 6월 진에어 여객기가 운항 중 유압시스템 이상으로 일본 간사이 공항에 긴급착륙했다. 부상자는 없었지만 활주로가 일시 폐쇄되는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앞서 진에어는 여객기 출입문를 닫지 않고 이륙해 다시 회항하기도 했다. 제주항공은 기내 압력조절장치에 문제가 생겨 비상착륙한 바 있다. 


업계 전문가 상당수는 저가항공사들이 비용 절감을 우선하다보니 정비 인력과 시간이 부족해 제대로 정비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가격 경쟁이 심해지다보니 국내 6개 저가항공사들은 경비를 낮추기 위해 정비, 안전조건 등을 최소화하고 있다. 저가항공사들은 항공기 수와 조종사는 적은데 운항 수를 늘려야하는 탓에 무리한 운항을 강행한다는 의견도 있다.

저가항공 탑승객 사이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저가항공 안전관리 조사에 따르면, 승객 안전 불안이 2014년 26.3%에서 올해 35.1%로 늘었다. 8.8%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저가항공기 소비자 92%는 저렴한 요금 때문에 저가항공사를 선택한다”며 “그러나 저가항공사들은 대형항공사에 비해 규모가 크지 않아 장비점검과 안전관리가 부실해 소비자 불만이 끊이질 않는다”고 말했다.

저가항공사는 기존 단거리 중심 노선에서 벗어나 중거리 신규 노선을 추가해 더 많은 승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10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9월 저가항공 수송점유율은 국제선 수송 점유율 20%를 넘었다. 2005년 8월 첫 취항 이후 최고치다. 2016년 4분기에 편성된 저가항공사 운행수는 1022회로 전년 대비 47.3% 증가했다. 누적 승객은 1억1479만명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저가항공 안전사고 대비 방침을 시행하고 있다. 항공기 노선을 조정하고 항공사별 안전도 평가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게 골자다. 항공 운행 평가에서도 안전도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한편 항공 업계 전문가들은 안전사고 규제와 처벌을 강화하고 항공 정비를 주기적으로 검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저가항공사들은 2016년 상반기 국내선 전체 승객의 55%, 국제선의 15%를 차지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허국강 인하공전 항공경영과 교수는 “저가항공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저가항공사들이) 가격 경쟁에만 치중할 게 아니라 안전관리를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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