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살며 아파트 인프라 누려…높은 주거비는 문제

세종시 신축 아파트 리모델링에 인파가 몰렸다. /사진=뉴스1

 

한 세대에 두 가구가 살 수 있는 부분 임대 아파트가 청약 시장에서 인기다. 부분 임대 세대는 아파트 한 세대에 별도의 출입문·방·주방·화장실을 따로 빼내어 세를 줄 수 있도록 설계한 주택이다. 84㎡ 세대를 예로 들 때, 주인 66​와 임대 18​로 평형을 나눠 분양하는 것이다. 임차인 주거 공간과 임대인 주거 공간은 완벽하게 분리돼있다.  


금융결제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일 1순위 청약접수를 마친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 전용면적 84C와 110의 부분임대형은 각각 62.56대 1과 74.7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1인 가구는 2014년에 비해 지난해 3.5%가 증가했다. 전체 가구 증가율인 1.3%를 훨씬 웃돈다. 지난해 500만명을 돌파한 1인 가구수에 힘입어, 원룸형 부분 임대 아파트는 주택 시장의 새 유형이 됐다. 세입자는 원룸에 살면서도 브랜드 아파트의 생활시설 기반을 누릴 수 있어서 부분 임대 아파트를 선호한다. 공급자는 임대료를 기대할 수 없는 아파트에서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지난해 2월 입주한 서울시 용두 롯데캐슬리치 아파트는 114 B 타입을 부분 임대형으로 설계해 22세대를 일반 분양했다. 마포 래미안 웰스트림은 85 E 타입으로 두 개 동에 부분임대형 세대를 설계했다. 신규 재건축 아파트들도 부분임대 아파트를 선보인다. 서울시 마포구 신촌숲 아이파크와 앞서 적은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 동작구 흑석동 롯데캐슬 에듀포레도 부분임대 세대를 선택지로 내놨다. 

임대료는 만만치 않다. 신축 부분 임대 아파트 임대료는 부르는 게 값이다. 일명 정해진 값 없는 '호가'다. 부분 임대 아파트 임대료는 첫 입주 시기 기준 보증금 1000만원에 80~100만원 선이다. 이를 기준으로 실거래가는 조망, 층수 등을 고려해 집주인 호가로 결정된다.   

올해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가 발표한 수도권 대학가 평균 주거비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8만원(월 임대료 42만원+관리비 6만원)이다. 보증금(1000만원 기준)이 같다고 할 때, 부분 임대 아파트 월 임대료는 일반 원룸의 두 배에 달한다.   


서울의 부분 임대 아파트에 얼마전 입주한 윤혜민(29)씨는 “일반 원룸에서 7년간 자취했다. 부분 임대 아파트의 장점은 아파트에 산다는 그 자체”라며 “특히 부분 임대 아파트는 대형 건설사에서 분양하기 때문에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있다. 보증금과 월세가 같은 평형대의 일반 원룸보다 비싸서, 입주 계층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마포의 한 공인중개사는 부분임대아파트 임대료에 대해 “부분임대형은 신규 분양한 아파트에만 있는 특징이다. 준공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아파트이다 보니, 임대료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부르는 게 값인 ‘호가’로 계약이 이뤄진다”며 “잘 갖춰진 브랜드 아파트 인프라도 임대료에 포함된다. 입주와 동시에 사우나, 헬스장, 스크린골프장 등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월세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래도 매물이 나오면 바로바로 계약이 이뤄질 만큼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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