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전국 7개 단지 5306가구로 지난주의 절반…분양일정 재조정 단지도 속출

 

대우건설이 경기도 용인에 짓는 파크 푸르지오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 모습. 이 단지는 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규제 대상 지역에 포함되지 않아 이전과 같이 6개월 뒤 전매가 가능하다. / 사진=대우건설

 

 

열기를 더해가던 아파트 분양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정부가 지난 3일 주택시장 관리방안을 발표하면서 전매제한 기간과 청약제도의 문턱을 대폭 끌어 올려서다. 핵심 내용은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강화 △1순위 청약자격 제한 강화 △재당첨 자격 제한 확대 등이다. 규제 대상 지역은 서울과 과천, 수도권 공공택지, 세종시와 부산(전매제한은 제외) 등 총 37개 지방자치단체다.

강화된 청약규제 내용은 3일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하는 신규 아파트부터 해당된다. 이에 일부 사업장이 청약 일정을 연기하는 등 분양시장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분양 일정을 미룬 사업장이 속출한 가운데 정부의 대책이 이번주 분양과 청약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11월 7~11일)에는 전국에서 7개 단지 5306가구가 청약을 받는다. 지난주 전국 18개 사업장에서 1만533가구를 분양한 것에 비하면 절반에 불과하다. 새로 모델하우스 문을 여는 단지도 5곳밖에 안 된다.

이는 가을 이사철 성수기임에도 11·3대책 발표에 따라 건설사들이 분양시기를 조율한 때문이다. 실제 서울 서대문구 '연희 파크 푸르지오'와 강북구 미아동 '꿈의숲 효성해링턴플레이스가 분양을 미뤘다. 현대산업개발 역시 아산병원 인근에 위치하는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를 이달 중 분양하기 위해 마케팅을 진행해왔지만 계획을 연기했다. 대림산업도 이달 중 서울 관악구에서 하려던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분양 일정 조정을 검토중이다.

정부가 분양시장이 과열된 강남4구와 과천 등 일부지역에서의 분양권 거래를 금지하면서 당분간 거래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전매제한과 1순위 자격 강화 등 청약제도 강화에 초점을 맞춘 11.3대책이 발표되면서 분양시장 거래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 건설사들이 분양시기를 재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분양을 준비하는 단지들은 위축세를 보이지만 전매제한 등 이미 견본주택에서 방문객을 맞는 규제 없는 곳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지난 4일 문을 연 '용인 수지 파크 푸르지오'의 견본주택에는 6일까지 사흘간 약 2만5000명의 방문객(6일 추정치 포함)이 다녀가며 북새통을 이뤘다. 용인은 최근 분양시장이 가라앉아 미분양 등의 우려가 많았던 곳인데 예상외로 많은 사람이 몰린 것이다. 정부 규제책의 영향을 벗어난 곳이어서 투자자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의 대책 발표 이후 청약시장 뿐 아니라 기존 주택시장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강남 보다 강북 집값이 더욱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주간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마포구(0.28%)였고 그 뒤를 이어 △중구(0.27%) △도봉구(0.23%) △성동구(0.18%) 등이 높게 나타났다. 강남구는 0.07% 하락했고 송파구는 보합세, 서초구는 0.09% 상승하는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강남권 분양시장에 규제 신호를 보내자 그 외 지역의 기존 주택 가치가 높아지는 풍선효과가 일어나고 있는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과열의 진원지로 지목됐던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 값이 34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점도 이례적이다. 지난주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보다 0.12% 하락했다. 32주 연속 상승세를 마감하고 10월 말 한주 간 보합세를 기록한 데 이어 34주 만에 매매가격이 꺾인 것이다. 재건축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내용은 없어 큰 타격은 없지만 당분간은 시장 관망세 유지로 거래 성사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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