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차은택‧김종덕·김종 등 '문화8적' 규정…문체부 청문회도 요구

문화예술인 7500여명이 시국선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했다. 사진은 4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시국선언 기자회견 모습. / 사진=고재석 기자

 

문화예술인 7500여명이 시국선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했다. 시국선언 명단에는 영화배우와 감독, 소설가, 가수, 학자 등 광범위한 인사들이 참여했다.

4일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예술행동위원회(이하 행동위)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최순실(60) 씨, 차은택 전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장,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처벌, 문체부에 대한 국회청문회 실시 등을 요구했다.

행동위는 이날 공개한 시국선언문을 통해 “세월호 재난 이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던 국정운영의 미스터리가 하나씩 분명해졌다”며 “특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많은 비리와 전횡이 문체부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충격을 금할 길이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문화융성 등 국가 문화정책의 슬로건은 오로지 최순실, 차은택의 사익을 위한 허울 좋은 수사에 지나지 않았다”며 “최근 공개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명단도 최순실-차은택의 문체부 장악 시점과 맞물려 청와대 지시로 이뤄진 게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이에 이들은 “최순실-차은택-김종 그리고 청와대 문고리 3인방으로 이어지는 예술검열과 문화행정 파탄행위는 모두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와 방조, 묵인속에 진행됐다. 시국선언에 참여한 7449명의 문화예술인과 288개 문화예술단체는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선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를 밑은 송경동 시인은 “오늘 시국선언 문화예술인 숫자가 7449명이다. 문화예술계 시국선언 역사상 가장 많은 인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국선언에 참석한 김정헌 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박 대통령은 (국민들이) 몰아내기 전에 자진해서 내려와라. 특히 세월호 유가족들에게는 7시간에 대해 고백하고 무릎 꿇고 백배 사죄하라”고 말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도 “박 대통령 지지율은 5%가 안 된다. 박근혜는 끝난 거다. 예술인들이 역사의 수레바퀴가 굴러가는 데 뒷짐만 지고 있으면 예술을 포기하는 거다. 싸움에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예술행동위원회가 규정한 문화8적. / 사진=김민재 기자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은 “지금 시나리오 작가들이 글을 못 쓰고 있다. 블록버스터를 수입하는 수입사들도 난리가 났다. 겨울에 개봉을 안하겠다는 얘기마저 한다. 현실이 영화를 압도해서”라며 “박근혜 정부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한 게 아니라 대한민국을 블랙리스트화 했다”고 비판했다.

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도 “박근혜 정부는 박정희 정부 이전으로 한국 사회를 되돌려놨다. 영화인들도 박근혜 씨가 대통령이 아님을 선언하고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명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김종 전 문체부 제2차관, 차은택 전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장,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비서관 등을 ‘문화8적’이라고 규정하는 현수막도 공개했다.

이들 단체는 11월 10일 광화문 광장에서 ‘문화예술난장(페스티벌) 및 만민공동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또 11월 말에는 도종환(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근혜 정부 예술검열 및 문화행정 파행 관련 국회토론회’도 열겠다는 복안도 공개했다.

한편 이날 시국선언 명단에는 영화, 연극, 문학, 미술, 음악, 만화, 요리, 무용, 풍물, 학계, 산업계 등 다양한 인사들이 광범위하게 이름을 올렸다. 영화인 중에서는 배우 박해일, 박철민, 류진 씨 등과 영화감독 임순례, 윤종빈, 이윤정, 김대승, 김경형 씨 등이 이름을 올렸다.

또 만화가 윤태호 씨와 가수 이승환, 김C, 김형중 씨, 기타리스트 신대철 씨, 소설가 천운영, 하성란 씨, 시인 안도현, 심보선 씨, 영화평론가 유지나 씨, 건축가 임옥상 씨, 전 문화재청장 유홍준 씨,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동연, 심광현 씨, 서강대 교수인 원용진 씨 등도 서명에 참여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