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단지에 대한 수요 이어질 것" 전망…경제상황 악화와 맞물려 침체 점치는 시각도

서울 잠실 부동산 밀집지역 / 사진= 뉴스1

 

분양권 및 청약시장 규제강화 방안인 ‘11.3 대책’에 대한 부동산 업계는 “예측 가능한 범위안에 있는 대책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대책으로 공인중개사들은 부동산 투기수요가 줄고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공인중개사들은 재건축 단지 등 소위 인기단지에 대한 수요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3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선별적 조치를 담았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경기 과열 우려 지역을 ‘청약 조정 대상지역’으로 분류했다. 이들 지역은 1순위 자격 요건 강화, 재당첨 제한 등 청약시장 규제가 적용된다. 부동산 경기 과열지구로 지목된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경기도 ▲과천시 ▲하남시 ▲고양시 ▲화성시 ▲남양주시 ▲동탄2신도시 ▲세종시는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입주시점까지 제한된다. 부산은 공공택지만 전매제한이 적용된다. 그 외 지역은 민간‧공공택지별로 차별화된 제한이 가해진다.

강남3구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들은 이번 대책이 “예상한 범위 내 조치”라는 평가를 보이고 있다.

공인중개사들은 투기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추석 이후 지속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망세도 길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남구 개포동은 래미안 블레스티지를 비롯해 재건축 시장 열기가 시작된 지역이다. 이 지역 부동산 업계는 이번 대책의 실효성이 강하지 않다고 본다. 개포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매수 및 매도 문의가 크게 늘어나진 않았다. 언론에서 언급된 투기과열지구 지정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대다수였다”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분양권 시장 자체가 원천 봉쇄된다. 투기는 진정시키되 부동산 경기 전체가 침체되는 것을 막으려는 정부 대책이라 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개포주공1단지 등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영향을 받을 수는 있다. 다만 충격이 그리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파구 부동산 업계 역시 이번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 잠실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매도자들이 본인 소유 아파트가 대책의 영향을 받는지 문의가 오긴 했다. 그래도 크게 매도문의가 늘어나진 않았다”며 “어느정도 이번 대책의 강도를 매도, 매수자들 모두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수문의가 일시적으로 위축될 수는 있다. 그래도 잠실주공5단지를 필두로 수요는 꾸준히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동구 부동산 업계는 다소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대책 강도가 강하다는 시각이다. 둔촌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책의 강도 자체가 굉장히 강하다. 강동구 부동산 업계는 강남3구만이 부동산 대책 대상지역이라 생각했다”며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입주시점까지 늘어난 것은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잇단 재건축 단지 분양흥행을 근거로 장기적으로 강동구 부동산 시장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둔촌주공 단지 재건축 사업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강동구는 변변한 아파트 단지가 없다. 수요자들이 재건축 단지로 크게 관심을 보이면서 부동산 시장도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부동산 업계도 이번 대책 체감도가 강하지 않다고 평한다. 반곡동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9월부터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가 시작됐다. 아파트 시장 거래 자체가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이번 대책으로 투기목적의 가수요가 어느 정도 걷힐 가능성이 높다. 관망세도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지역 부동산 업계는 정부 대책이 부동산 안정화를 위한 절충안이었다고 평한다. 해운대구 E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부산 지역은 한진해운 등 지역산업이 침체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분양권 전매제한까지 가해졌으면 지역경기가 무너졌을 것”이라며 “청약 자격요건 강화 등으로 정부가 절충안을 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산의 경우 민간택지 재건축 분양분이 많이 남아 있다”며 “해당 재건축 단지를 필두로 시장이 호황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동산 시장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서초구 F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책내용을 어느정도 예측은 했다. 다만 예측범위 내 강도였다고 해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 있다. 핸드폰, 조선업 등 모든 경제부문이 위축되기 때문이다"라며 “부동산은 심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경기악화와 더불어 부동산 침체가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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