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송성각 스캔들 연이어 터져…업계 “충격적이라 말 안 나와”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최순실(60) 씨 국정농단 의혹이 연일 정국을 강타하는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 소속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은 이른바 ‘송성각 리스크’에 휘말린 모양새다. 송성각(58) 원장과 차은택(47) 전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장을 둘러싼 스캔들이 연일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송 원장은 선임 과정부터 의혹에 휩싸여 있다. 그는 미르재단의 설계자이자 박근혜 정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 전 단장 추천으로 최종 낙점됐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송 원장은 소문대로 차 감독이 콘진원장으로 보낸 것인가”라며 “차 감독과 아주 친하지 않냐”고 물었다. 이에 송 원장은 “한 때는 아주 친했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송 원장과 차 전 단장의 친밀한 관계가 실제 선임에 영향을 끼쳤다는 폭로가 나왔다.

 

29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송 원장의 한 측근은 “2014년 5월쯤 송 씨가 ‘형, 나 문체부 장관 될지도 몰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측근이 ‘무슨 얘기냐’고 묻자 송 원장은 “차은택이 조감독 시절 내가 광고 줘서 잘됐다며 나를 은인으로 생각한다”며 보답으로 “문체부 장관 줄 테니 이력서를 달라 해서 줬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송 원장이) 송사 문제가 있어서 (청문회 부담이 있는) 장관은 안 될 것 같다. 차관으로 낮추자고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실제 같은 해 12월 송 씨는 차관급인 콘진원장에 임명됐다.

앞서 28일 ‘경향신문’은 입수한 녹취록 내용이라며 송 원장이 지난해 6월 15일 한 중소광고업체 대표를 만나 “포레카 지분 80%를 ‘그들’에게 넘기지 않으면 당신 회사와 광고주를 세무조사하고 당신도 묻어버린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보도했다.

정치권에서는 송 원장 취임 이후 급증한 콘진원의 예산에도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올해 콘진원에 편성된 예산은 3007억5900만원이다. 지난해 2157억5200만원보다 무려 39.4%나 늘어난 규모다. 특히 차 전 단장이 주도한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 사업 예산에 700억원 넘는 돈이 배정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2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송 원장을 둘러싼 잇따른 논란에 대해 “당사자와 연락이 안돼 아직 확인은 못했다”면서도 “사실 확인이 되는 대로 적절한 인사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콘텐츠산업계 관계자는 “(보도되는 내용들이) 너무 충격적이라 더 이상 말이 안 나온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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