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소상공인 피해 많다" 지적 수용…롯데백 "향후에는 소상공인연합회와 충분한 협의 후 진행"

지난해 12월 진행된 롯데백화점의 출장세일 모습. / 사진=뉴스1

 

 

롯데백화점이 26일부터 진행 예정이었던 출장세일을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대형 백화점의 출장세일을 당분간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출장세일은 백화점 매장이 아닌 킨텍스, 코엑스 등의 전시공간을 빌려 대규모로 진행하는 세일을 말한다.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소상공인연합회에 26일부터 30일 일산 킨텍스 전시장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출장판매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측은 이 공문에서 “지역 상권 소상공인 보호 및 상생을 위하여 (출장판매를) 미진행하겠다”며 “향후 출장 판매는 소상공인연합회와 충분한 사전 협의 후 진행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백화점 출장세일은 지난달 국감에서 지역 영세상권을 파괴한다며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지난달 29일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중소기업청 국정감사에서 박재호 의원은 “일부 백화점들이 내수진작이라는 명목으로 출장세일을 경쟁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전통시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한우, 수산물 등과 어묵, 떡볶이 등이 팔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백화점 출장세일을 하는 지역은 며칠간 대형마트 하나가 더 들어오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백화점이 지난해부터 대규모로 진행하기 시작한 출장세일은 불황을 이겨내기 위한 백화점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4월 처음으로 시작한 출장세일이 대박이 나며 이후 현대백화점까지 출장세일에 뛰어들었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자 각 백화점들은 행사 규모뿐만 아니라 횟수도 늘려나갔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4월, 6일간의 세일을 시작으로 7월과 10월 각각 4일간의 세일을, 12월에는 무려 10일간 행사를 진행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4월에도 송도에서 7일간의 행사를 진행했고 7월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출장세일을 실시했다.

지난해 처음 출장세일에 참여하게 된 현대백화점은 11월 첫 번째 행사를 시작으로 올해 4월과 5월 1, 2차에 걸쳐 두 번의 세일을 진행했다. 7월에는 기존 백화점 행사장의 10배 규모로 출장세일을 실시한 바 있다.

각 백화점이 출장행사를 지속적으로 해온 이유는 짧은 기간에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 7월 나흘간 매출이 13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도 첫 번째 출장세일 당시 닷새간 4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인근 전통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농수산물, 간식류, 의류, 완구 등이 출장세일에서 대량으로 판매돼 소상공인에 피해를 준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번에 롯데백화점이 출장세일을 실시하지 않는 것에 대해 소상공인연합회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이 이번에 출장세일을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소상공인들을 위해 출장세일은 진행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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