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디에프·HDC신라·현대백화점·롯데·SK네트웍스 각축 치열…양호한 접근성·주변관광지 등 내세워

지난 4월 명동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의 모습. / 사진=뉴스1

 

 

방한 중국인 관광객 중 개별 관광객인 싼커(散客) 비중이 높아지면서 시내 면세점 특허권 입찰에 뛰어든 각 기업들은 다양한 싼커 잡기 전략을 밝혔다.

한국관광공사 설문조사에 따르면 방한 중국인 관광객 중 개별 여행객 비중은 증가하고 있다. 중국 연휴 노동절(4월30일~5월2일)에 실시한 조사결과(1234명 대상) 에어텔(호텔+항공)을 포함한 개별 여행객 비중은 70%에 달했다. 4월23일부터 5월5일까지 중국 SNS 웨이보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511명 대상)에서도 72%가 선호여행의 형태로 개별여행을 선택했다.

이처럼 단체관광이 아닌 개별여행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이 증가함에 따라 싼커 잡기는 면세점 업계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싼커들은 주로 2030 젊은 세대들이다. 이들은 핸드폰 앱이나 지도를 보고 직접 맛집이나 특색있는 관광지를 찾아다닌다. 각 기업에선 교통 편의성과 면세점 주변 관광지, 면세점 자체 이색체험 제공 등을 내세우며 싼커 잡기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싼커의 면세점 접근을 쉽게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싼커들은 면세점의 접근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동대문 두타면세점에서 만난 한 20대 중국인 관광객은 “이동할 때 주로 지하철을 이용한다”며 “지하철역에서 면세점이 가까운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세계디에프는 센트럴시티를 신규면세점의 후보지로 확정한 후 교통편을 강점 중 하나로 내세운 바 있다. 면세점은 센트럴시티 중심부로 고속터미널역 지하철 3, 7, 9호선과 28개 버스노선, 공항버스 3개 노선이 연결된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싼커들이 지하철을 이용해 서울 시내 관광지로 이동하는데 편할 뿐만 아니라 고속버스터미널도 위치해 있어 지방으로 가기도 용이하다”고 말했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를 입지로 확정한 HDC신라면세점은 9호선 봉은사역 바로 앞에 있고 2호선 삼성역까지는 도보로 10분 거리다. 역시 삼성동을 입지로 확정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사업권을 따낼 경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면세점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무역센터점은 2호선 삼성역과 지하로 연결되어 있고 9호선 봉은사역과는 도보로 10분이 조금 넘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잠실 월드타워점을 입지로 내건 롯데면세점은 2호선과 8호선 잠실역과 연결되어 있어 개별관광객의 이동이 편하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는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호텔을 워커힐면세점 입지로 내세웠다. 워커힐호텔 주변에는 5호선 광나루역과 아차산역이 있지만 거리가 2~3km떨어져 있어 경쟁사에 비해 지하철 이동이 용이하지 않다. SK네트웍스는 개별 관광객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강변역과 광나루역에서 운영하고 있는 셔틀의 노선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개별고객들이 공항이나 서울역 등에서 SK렌터카를 타고 워커힐로 올 수 있도록 이동 편의성을 제고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싼커를 면세점으로 이끄는 주변관광지·이색콘텐츠 


면세점 주변 관광지는 싼커들을 면세점으로 끌어오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유명한 관광지와 면세점이 가까이 있다면 동선을 최소화해 쇼핑과 관광을 함께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상진 경기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관광객들이 면세점을 방문할 때 면세점 주변 관광지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쇼핑을 마치면 교통이 편리하거나 걸어서 갈 수 있는 근처 관광지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면세점 주변의 석촌호수, 놀이동산, 아쿠아리움, 전망대 등을 내세웠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롯데월드 같은 놀이동산은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젊은 중국인들에게 매력적인 관광지 중 하나”라며 “다양한 복합시설이 면세점 근처에 자리 잡고 있어 하루코스로 여행하기 좋다”고 밝혔다.

신세계디에프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지하에 있는 쇼핑몰 파미에스트리트 등을 내세웠다. 또 고속터미널에 위치한 파미에스테이션의 맛집이 싼커들을 사로잡을 것이라 기대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요즘 싼커들은 맛집을 찾아서 맛있는 음식을 맛보는 것에 관심이 많다”며 “싼커들이 파미에스테이션의 맛집 거리에 흥미를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HDC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근처에 자리 잡고 있는 코엑스몰을 대표적인 주변 관광지로 꼽았다. 특히 코엑스몰 내에 SM타운이 젊은 관광객들을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SM타운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들 관련 사진, 물품 등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SM타운은 한류문화 콘텐츠를 보여주는 곳”이라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도 가까워 싼커들을 불러모을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워커힐면세점도 주변 관광지를 십분 활용할 계획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워커힐 면세점 주변에 아차산 유적지, 5개의 전통시장, 건대 커먼그라운드 등이 자리잡고 있다”며 “이 관광지들과 연계한 상품 개발까지 고려한다”고 말했다.

면세점 내의 이색적인 콘텐츠도 싼커들을 끌어오는 또 다른 요소 중 하나다. SK네트웍스는 면세점이 위치할 워커힐리조트 내에 수영장과 스파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SK네트웍스 측은 “개별관광객들이 면세점을 찾아오게 할 만한 매력적인 컨텐츠가 중요해졌다”며 “워커힐 리조트 스파를 조성해 싼커들이 찾고 싶은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HDC신라면세점은 면세점 내부 컨셉을 젊은 개별관광객을 끌어오는 데 중점을 뒀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면세점 컨셉 자체가 젊은 2030 싼커들을 겨냥한 것”이라며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면세점을 꾸며 관광객들이 면세점에 찾아오게끔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HDC신라면세점은 홀로그램이나 빅데이터 등 IT기술을 활용해 각 층마다 재미있는 요소를 가미한 면세점을 꾸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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