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늘었다지만 단기금융상품 3조원가량 매입

 

SK하이닉스는 세계 2위 반도체 업체입니다. 특히 메모리 기반 반도체 솔루션 회사라는 비전을 가지고 지속 경영을 위해 세부 과제를 실행하고 있죠. 1983년 설립된 현대전자가 SK하이닉스의 예전 이름이었어요. 과도한 투자와 반도체 시장 침체로 2001년 잘나가던 현대전자가 SK하이닉스로 바뀌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죠. 지금은 계열사만 86개예요.

SK하이닉스 최대주주는 SK텔레콤이에요.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 지분 20.7%를 들고 있죠. 최신원 SKC회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이 각각 1만1000주, 1502주를 들고 있어요. 주식 수가 많진 않지만 경영권에 대한 걱정은 없어요. SK텔레콤을 SK지주사가 25.22% 주식을 들고 있고요. 최태원 SK회장이 SK 지분 25.22%를 들고 있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최태원 회장-SK-SK텔레콤-SK하이닉스 형태인 거죠. 과거 SK는 글로벌 헤지펀드인 소버린에 기업을 빼앗길 뻔 한 적 있었어요. 이후 발 빠르게 지배 구조를 개편했어요. 다른 회사보다 지배 구조 관련해서는 큰 리스크가 없죠.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어요. 매출은 19.7% 줄었고요. 영업이익도 65.8% 감소했어요. 지난해보다 장사를 제대로 못했어요. 왜냐면 SK하이닉스 영업이익 70% 가량을 차지하는 D램 반도체 가격이 크게 떨어진 까닭이죠.

D램이란 전력 공급이 돼도 일정 주기마다 입력이 없으면 기억된 정보가 지워지는 램을 말해요. 노트북에도 많이 쓰이고요. 휴대폰에도 많이 쓰이죠. D램 시장조사업체인 DRAMeXchange 자료를 참고하면요, 대표적인 D램인 DDR3 4Gb 가격이 2014년 7월 약 4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올해 6월이 될 때까지 1.5달러 수준으로 떨어졌어요. 그만큼 제품 가격도 떨어진 거죠. 다만 9월 들어 DDR3 4Gb 가격이 2.5달러 수준에 도달했다니 하반기 실적 기대감은 큰 상태예요.

SK하이닉스는 상반기 단기 금융 상품이 증가하면서 보유 현금이 1800억원 가량 줄었어요. 투자 활동 현금흐름은 2조3200억원이에요. 단기 금융 상품 매입에만 2조9208억원을 썼어요. 설비증설이나 연구개발 투자에 들어간 현금은 없다고 봐야죠. 상반기 업황이 좋지 않아 투자를 꺼려했다고도 볼 수 있겠어요.

SK하이닉스 상반기말 이익잉여금은 14조415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3700억원 늘었어요. 주식발행 초과금은 그대로구요. 지난해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 4조3235억원을 낸 영향이 컸어요. 다만 SK하이닉스 이익잉여금이 2013년 5조원대에서 2014년 8조원대, 지난해 13조억원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급증한 것과 비교하면 이번에는 크게 늘진 않았어요. 배당을 늘리고 투자에 돈을 투입한 영향이 있죠. 그래도 투자여력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건 긍정적인 신호라고 볼 수 있어요.  

 

다만 SK하이닉스가 투자 적기를 찾는 데는 애를 먹을 수도 있어요. D램 업황이 이제 갓 회복세에 접어들었구요. 낸드플래시 부문 흑자 전환도 필요해요. 더구나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해 3D 낸드플래시 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죠. 원가 경쟁과 기술 경쟁이 동시에 일어나는 현상황에선 전략적인 판단이 중요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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