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영업이익 1.9조원, 47.3%↑…투자여력 16조원

 

5살 아기 SK이노베이션. 사실은 반세기를 견뎌온 장수회사입니다. 모태가 1962년 대한석유공사입니다. 지주회사 SK주식회사에서 SK에너지로 분할되었다가 SK이노베이션으로 2011년 개명하고 다시 출범했지요. 여러가지 과정을 거쳤지만 석유·화학사업은 54년간 살아남는 ‘혁신’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혁신이 장수비결일까요? 

50년을 넘기자마자 위기가 찾아왔어요. 37년만에 첫 영업손실을 봤습니다. 2014년 순손실 5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계열사를 매각·분리하고 토지를 팔았어요. 부실 계열사를 분리하면 부채가 줄기 마련이죠. 인원도 조정했습니다. 2015년 5월에는 희망퇴직을 받았어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랍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전 직원의 17%인 400명을 감원했습니다. 다행히 올해 형편은 나아졌다고 하네요. 

SK이노베이션에는 크게 5개 자회사가 있어요.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인천석유화학, SK트레이딩 인터내셔널입니다. 총 53개 종속회사를 거느리고 있지요. 석유·자원개발, 석유·화학제품 제조·판매 말고도 배터리 개발, 투자, 경영자문, 보험 등 다양한 방면을 섭렵하고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 최대 주주는 SK주식회사입니다. 총 주식 33.40%를 소유하고 있어요. SK이노베이션 의장 정철길씨와 ‘특수관계인’ 노소영씨는 각각 0.01%를 소유하고 있는데요. 다 합쳐 SK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주식이 33.42%라고 합니다. 1/3이 좀 넘는 의미심장한 비율이죠. SK주식회사 이사회 대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입니다. 

상반기 영업이익 1조9600여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상당히 좋은 지표죠. 반년만에 지난해 영업이익을 거뒀습니다. 반기 매출은 작년에 비해 -13.6% 떨어졌지만 영업이익은 47.3% 증가했습니다. 더 적은 매출로 더 많은 영업이익을 낸 셈이죠. 굉장히 효율적으로 변모했습니다.  

2014년에 유가하락으로 인해 크게 손실을 입었었지요. 2015년은 손실을 메꾸며 원상태로 복귀하기 위한 수순이었습니다. 2016년에는 석유제품 가격이 올랐습니다. 전체 매출은 낮아졌지만 영업이익이 오른 이유입니다. 저유가 시대라고 하지만 유가는 올해 완만하게 상승하기도 했는데요. 캐나다·나이지리아·미국 등 나라에서 석유 생산량이 감소해 유가가 조금씩 오르고 있었어요. 간단히 말해 SK이노베이션은 석유를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돈을 남겼습니다.

2015년보다 투자나 재무 활동이 적극적입니다. 투자도 하고 채무관계도 청산하고 있어요. 상반기 1조3000여원 가량을 투자했습니다. 2015년 투자 총액이랑 거의 맞먹어요. 빚도 9900여억원를 갚았습니다. 확실히 효율적으로 돈을 버니 여유가 생기나 보네요.

각종 지표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이기는 합니다. 일단 투자도 하고 빚도 갚으니까요. 하지만 사내에서는 계속 ‘혁신’을 부르짖고 있어요. 그도 그럴 것이 다른 회사들에 비해 많이 투자하거나 빚을 갚아나가는건 아니기 때문이죠. 

최태원 회장은 SK그룹이 비상경영사태로 돌입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경영전략을 혁신적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말이죠. SK이노베이션은 이를 위해 TF설치를 고민하고 있다네요.

이번 반기 SK이노베이션 이익잉여금은 101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94조4000억원에 비해 7조원 증가했어요. 주식발행 초과금은 그대로입니다. 쌓아 놓은 자본이 늘었습니다. 투자도 작년대비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만, 돈은 더 쌓여만 가는 셈이죠. 투자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할 시점인지도 모르겠네요. 최 회장 말대로 혁신이 필요한 지점인지도 모릅니다.

세계 대체 에너지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한국은 아직 몰라도 세계는 환경보호를 위해 석유·화학 제품 의존율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독일은 대체 에너지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입니다. 연간 8%이상 성장합니다. 세계적인 흐름에 편승하기 위해서, 아니 앞서나가려면 다각도로 투자가 필요하다는 거죠.

등기 임원 연봉은 소폭 감소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 등기 임원은 지난해 1명당 평균 6억1000만원을 받았습니다. 올해는 5억2000만원으로 1억원가량 줄었어요. 김창근 이사회 의장은 25억원을 받았습니다. 정철길 대표이사·부회장은 14억원가량 받았습니다. 2015년 실적에 대한 성과금이라는데, 기록적 손실을 본 2014년 성과금보다 적다니 신기할 따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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