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여력은 65조8000억원…"땅 매입보다 기술 투자 늘려야"

 

현대자동차 시작은 자동차 정비공장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동네에서 흔히 보는 카센터에서 시작한거죠.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은 ‘빨리, 완벽히’ 차를 고치고 수리비를 ‘많이’ 받아 돈을 벌기 시작했다고 해요. 훗날 현대건설을 설립하고 그 자본을 바탕으로 1967년 12월 현대차가 등장하게 되죠. 미국 포드와 기술 도입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에 자동차 기술을 도입했습니다.현대자동차는 이제 총 51개 계열사를 두게 됐어요. 자동차 제조 및 판매 회사뿐만 아니라 부품, 핵심기술 개발, 서비스 용역업이 다양하게 포진했죠. 우리에게 익숙한 현대카드, 현대라이프생명보험도 형제 회사이에요. 눈에 띄는 것은 현대로템, 철도 차량 제조 및 판매업 계열 입니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철도로 완성차를 수송할 수 있는 회사죠. 자동차 전용 화차를 40량 보유하고 있다고 하네요. 울산에서 생산한 차를 손쉽게 서울 성북출고센터로 수송할 수 있죠. 현대차 최대주주는 현대모비스예요. 지분 20.78%을 갖고 있어요. 현대차와 뗄 수 없는 회사죠. 그 뒤를 이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부회장이 각각 지분 5.17%, 2.28%을 갖고 있어요. 너무 적지 않나요?
상반기 실적은 지난해보다 좋지 않아요. 국내에서는 지난해보다 4.4% 증가한 35만6대를 판매했어요. 하지만 해외에서는 204만 3235대를 팔았어요.1.8% 감소했죠.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고급승용차 제네시스 출시 등으로 매출은 늘었어요. 신차 효과를 본 셈이죠. 

반대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 줄었죠. 원재료와 상품 사용액을 포함한 매출 원가가 지난해보다 3조원가까이 늘었어요. 광고비, 판매보증 비용 등을 포함한 판매비와 관리비도 5000억원 늘었어요. 신차 판매를 위한 광고 집행에 많은 돈을 썼나봐요. 노조 파업, 신흥시장 침체 등으로 3분기에도 현대차 ‘미소’는 보기 어려울 듯합니다.

현금흐름표를 보면 현대차는 심각한 상황이에요.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흐름이 2774억원에 불과했어요. 뭔가 문제냐구요? 지난해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2조4590억원이었거든요. 10분의 1로 줄었어요. 그럼에도 현대차는 투자 활동에 3조원을 투입했어요. 토지, 건물, 설비 등 유형자산에 돈을 들였어요. 빚도 1조8000원가량 늘었고요. 빚을 내서 금고에 현금을 넣었는데도 현금 보유액은 올해 초보다 1조2000억원 줄었죠. 영업은 안되는데 투자는 해야겠고 빚은 늘고 현금 보유액은 줄고. 상황이 녹록치 않죠. 

현대차 이익잉여금과 주식발행 초과금은 65조7956억원이에요. 지난해보다 2조4000억원 가량 늘었죠. 쌓아 놓은 자본이 그만큼 많아졌어요. 투자 여력이 그만큼 크다는 이야기죠. 일각에선 현대차가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첨단 기술 개발에 더 투자해야 한다고 말해요. 주주 입장에서도 현대차가 자본을 쌓아 놓고만 있는 것은 고민거리죠. 서울 강남구 삼성동 구 한전 본사 부지를 매입하느라 10조원을 쏟아 부은 뒤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반기 기준 등기이사 1인당 평균 보수액은 줄었어요. 그런데 눈곱만큼이에요. 영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고 수익은 줄고 있는데 지난해 9억8400만원에서 9억5700만원으로 고작 2700만원 줄었네요. 경영진이 각성해야 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