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여력 190조원·1인당 임원 보수 18억원

 

47살 중년 삼성전자.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윤년에 설립됐어요. 내년이면 12번째 윤년을 맞이하는데요. 올해는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악재 탓에 삼성전자에는 꽤 아팠던 해로 기억될 듯하네요. 그럼에도 위기를 맞이할 것 같진 않습니다. 삼성전자에는 휴대폰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삼성전자는 TV나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담당하는 CE부문과 휴대전화, 노트북 등 전자기기를 생산하는 IM부문, 반도체, LCD 등을 만드는 DS분 등 3개로 나눠져 있거든요. 이를테면 건물에 비유했을 때 한 건물을 지탱하는 든든한 기둥 3개가 떡 하니 버티고 있는 거예요. 이번에도 반도체 부문에서 큰 이익이 날 거라고 하니 건물이 무너지진 않을 것 같아요.삼성전자에는 국내 59개 계열사가 있어요. 삼성전자는 다른 계열사들과 얼기설기있어요. 서로를 놓지 않으려고 이쪽 저쪽 지분을 들고 있는 거죠. 그렇다보니 지배구조가 뚜렷하지 않게 됐어요. 지난해 초만해도 삼성전자 계열사들은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으로 동그랗게 손잡고 있었어요. 꽤 큰 원이었어요. 순환출자 구조라고 하죠. 하지만 정부에서 순환출자 구조에 제동을 걸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시키면서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 시켰어요. 이런게 아직 7개나 남아있어요. 이 작업이 쉽지만은 않아요. 꽤많은 돈이 들거구요. 앞으로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는 삼성전자에 중요한 문제예요.
삼성전자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주식 지분도 주목해서 봐야해요. 삼성 입장에선 삼성전자가 가장 중요해요. 하지만 오너가인 이재용 부회장이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 지분은 극히 적어요. 0.59%죠. 회사를 소유했다고 말하기 부끄러운 숫자예요. 그렇다면 다른 방법이 필요해요. 이재용 부회장과 특수 관계 지분이 많은 회사를 이용하는 거예요. 그 회사가 삼성전자를 소유하는 거죠. 그렇게 되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 주식을 많이 갖지 않고도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어요. 삼성물산이 후보 중 하나죠. 

​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늘어

상반기 매출은 100조7193억원이에요. 코스피 100대 기업 가운데 단연 1등이에요. 현대차, 한국전력, 삼성물산, SK하이닉스가 한 회사로 뭉쳐도 삼성전자 매출을 따라잡지 못해요.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어요. IM, 가전 등 세트 사업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 실적이 골고루 개선된 결과예요. 휴대폰 모바일, 특히 매출 증가율에 비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3배 가까이 높은 거 보이시죠? 제품을 판 것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마진을 남겼다는 의미예요. 

삼성전자 금고에 돈이 늘었어요. 연초보다 3조2000억원가량 불어났죠. 삼성전자는 반기말 기준 현금만 25조8400억원가량을 보유하고 있어요. 그것도 열심히 투자하면서도 말이죠. 투자활동 현금흐름을 보면 삼성전자가 코스피 100대 기업 중에서 10조원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어요. 삼성전자가 그만큼 많이 벌었다는 뜻이에요. 갤럭시 시리즈 판매가 도움이 됐어요. 반도체 실적도 목표치를 뛰어 넘었구요. 실제 삼성전자는 상반기 영업활동으로 발생한 현금흐름이 22조원이었어요. 그 여느 회사 매출보다 많은 수치죠. 

◇ 이익잉여금 늘었지만… "투자 확대해야" 목소리

이번 상반기 삼성전자 이익잉여금은 185조원으로 지난해 176조원보다 9조원 늘었어요. 주식발행 초과금은 그대로이구요. 쌓아 놓은 자본이 많아졌어요. 삼성전자의 투자 여력은 국내 그 어느 기업보다 커요.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도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해요. 강점을 보이는 모바일 시장은 성숙 단계에 들어섰구요. 가전과 디스플레이 부품 등도 수요가 한계가 있어 외형 성장이 쉽지 않아요. 지금은 업황이 나아졌지만 반도체도 공급 과잉 문제가 있었죠. 기술력 싸움도 치열해요. 

투자자뿐만 아니라 세계가 삼성을 주목하고 있어요. 이미 바이오와 자동차 전장 사업에 발을 담그고 있어요. 더욱 먼 미래를 보는 거죠. 하지만 본격적이고 공격적인 투자했다고는 보기가 쉽지 않아요. 지배구조 개선도 중요한 문제겠지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기업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거죠. 

등기 임원 연봉은 소폭 늘었어요. 삼성전자 등기 임원은 반기 기준 지난해 1명당 18억4100만원 받았지만 올해 18억5500만원으로 1400만원 늘었어요. 권오현 대표는 29억원을 받았고요. 윤부근 대표와 신종균 대표는 16억4400만원, 16억5800만원을 받았어요. 이상훈 이사는 12억1800만원을 받았네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월 27일에 등기이사가 돼요.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이 부회장의 전략이 어떨지도 중요하지만 이 부회장 연봉이 얼마일지도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