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 6936만원 최고…소비재·유통업 1500만~1700만원

 

회사의 살림꾼, 직원에 대한 이야기할까요. 코스피 100대 기업은 총 82만명을 고용하고 있어요. 6만7000여 좌석 상암월드컵 경기장 13개가 있어야 이들을 채울 수있죠. 이들이 손에 손잡고 길게 늘어서면 서울과 중국 베이징을 이을 수 있어요. 

코스피 100대 기업에는 남성 근로자가 여성 근로자보다 3배 이상 많아요. 100개 기업 중 11곳만이 여성 직원이 남성 직원보다 많죠. 이 경우도 화장품, 백화점, 은행, 항공사 등 서비스직에 몰려 있어요. 심지어 코스닥 100대 기업 남녀 근로자 비율에도 뒤처져요. 거기도 남성 직원 수가 여성 직원보다 많기는 하지만 2배 정도거든요.

직업과 직장을 선택할 때 어떤 것을 우선 순위에 두시나요? 연봉인가요? 적성인가요? 고용 안정성은 수많은 사람들이 중요하게 보는 항목 중 하나예요. 공무원이 인기 직업으로 떠오른 것도 이때문이죠. 코스피 100대 기업은 어떨까요? 정규직 77만여명에 비정규직은 4만7900여명, 비율로 따지면 5.83%예요. 국내 기업 전체 비정규직 비율이 22.4%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나네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비정규직 비율 평균이 11.1%인 것을 감안하면 꽤 낮은 편이죠. 

코스피 100대 기업 중 하나인 팬오션은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아요. 직원 10명 중 6명이 기간제 근로자예요. KCC, 현대산업, 현대건설, 대우건설도 뒤처지지 않아요. 이 기업들도 비정규직 비율이 30%를 넘어요. 반대로 기간제 근로자가 없는 기업도 있어요. 한미사이언스, KB금융, CJ, 한미약품을 비롯한 7개 기업은 반기 보고서에 기간제 근로자가 없다고 적어 놨어요.

코스피 100대기업 근속연수는 10.2년이에요. OECD 회원국의 임금 근로자 평균 근속 기간이 9.6년인 것보다 살짝 높죠. 칼날같은 대기업이라 짧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남성과 여성 근속연수는 3.5년 차이가 나요. 평균적으로 남성 근로자가 10.8년을 근무하구요, 여성 근로자가 7.3년을 근무해요.

보통 제조업 근속연수가 길어요. 숙련된 생산자와 기술자가 필요한 까닭이죠. 공기업 성격의 기업도 근속연수가 긴 편이에요. 코스피 100대 기업도 비슷해요. 자동차 제조사인 기아차 직원들은 15.07년이에요. 항공기 부품을 제조하는 한국항공우주 평균 근속연수는 무려 25년이에요. 철강업체인 포스코와 전기 공급자인 한국전력 근속연수도 각각 18.4년, 18.3년으로 상위권이예요.

다만 제조업에서 여성 근로자의 근속연수는 짧은 편이예요. 남여간 차이가 크다는 거죠. 한국항공우주는 남녀 근속연수 차이가 15년이 나요. 여성 근속연수가 10년이거든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만도와 포스코는 남녀 근속연수 차이가 각각 11년, 10.2년이예요. 같이 남녀 동기로 입사했다하더라도 여성 직원이 남성 직원보다 10년 일찍 퇴사하는 셈이죠.

제조업과는 달리 금융지주사의 평균 근속연수는 짧았어요. BNK금융지주는 1.9년이었구요.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도 각각 2년과 2.6년이었어요. 그렇다고 직장을 잃는 것은 아니에요. 그룹 내 인사 이동 시 퇴사와 입사 형식으로 산정해서 그래요. IT업체, 게임 업체 근속연수도 평균에 못 미쳤어요. 게임회사인 엔씨소프트는 5년이구요. 포털업체인 네이버는 5.2년이예요. 이직이 그만큼 잦다고 해석할 수 있겠어요.

가장 궁금한 이야기죠. 코스피 100대 기업 직원들은 6개월 동안 보수를 얼만큼 받았을까요? 코스피 직원들은 6개월 동안 3600만원 가량을 받았어요. ​금융사와 증권사들이 상위권에 많이 포진됐어요. 한국금융지주는 직원들이 6개월 동안 평균적으로 6936만원을 받았어요. 전체 평균 3621만원(월평균 604만원)보다 2배 많아요. 신한지주, 미래에셋대우, KB금융도 각각 6300만원, 6100만원, 6100만원이었어요. 금융 지주사인 경우 직원이 소수인데다 고연봉자가 몰려서 평균치가 올라갔어요. 


반대로 가장 보수가 적었던 곳은 어디일까요. 주로 소비재, 유통 업종이 대다수를 차지했어요. 기간제 근로자가 많은 영향이 있었겠죠. 이마트는 6개월 평균 보수가 1500만원이었어요. 오뚜기와 롯데쇼핑의 6개월 평균 보수도 각각 1700만원, 1780만원으로 평균보다 적었어요.

그렇다면 남녀의 차이는 어떨까요. 남성 직원은 6개월 동안 평균 4000만원을 받았어요. 반대로 여성 직원은 같은 기간 동안 2660만원을 받았어요. 1340만원 차이가 나요. 직원 수와 근속연수뿐만 아니라 보수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좋지 못한 처우를 받고 있어요.

회사에서 직원들이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 지, 어떤 처우를 받고 있는 지 확인하는 것도 기업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부분이에요. 결국 회사는 직원들이 모여 만들어 지는 것이니까요. 일하기 좋은 회사가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논리적인 판단이 가능해요. 이제 코스피 100대 기업 직원들이 어떤 모습인지 보려고 해요. 기대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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