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R&D 후하고 판매는 박해…삼성생명은 업황 부진에 희망퇴직 예고

 

 

현대모비스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린치핀(Linchpin·핵심축)’입니다. 현대·기아차 핵심모델에 들어가는 부품 대부분을 현대모비스가 공급하고 있습니다. 2009년에는 미국 크라이슬러 그룹으로부터 25000억원 규모 부품계약을 따내기도 했죠. 자동차 부품 기술력은 세계 으뜸입니다.

 

현대모비스 모듈 기술력이 고속성장 배경이 됐습니다. 모듈이란 일종의 부품 덩어리를 말합니다. 한마디로 자동차 근골(筋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3대 핵심 모듈인 샤시모듈, 칵핏모듈, 프런트엔드모듈 등을 생산하고 있는데요. 전체 8841명 직원 중 77.1%(6822)가 모듈 및 부품제조사업 부문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인력은 A/S용 부품사업 부문에 배치돼 있습니다. 현대모비스에서 모듈이 각광받고 있지만, A/S 인력이 홀대받는 것은 아닙니다. A/S 부문은 모듈부문에 비해 수익률이 높고 경기 흐름 영향도 덜 받는 알짜 사업입니다. 현대모비스 올해 상반기 A/S부문 매출은 33096억원, 영업이익은 7281억원. 모듈부분은 매출 158840억 원, 영업이익 7750억원이었습니다. 매출규모는 모듈이 크지만 많이 남기는 건’ A/S입니다.

 

사업 내용이나 매출구조는 다르지만, 모듈과 A/S 부문 직원 급여는 대동소이합니다. 올해 상반기까지 현대모비스 전체 직원이 받은 급여는 평균 3200만원정도입니다. 모듈에서는 남성이 3400만원, 여성 2200만원 받았고요. A/S 부문은 남성 3600만원, 여성이 1900만원 수령했습니다. A/S 부문 여성근로자는 54.7%가 비정규직이다보니 평균급여가 낮게 산출 됐습니다.

 

현대모비스 A/S 부문 남성급여가 상대적으로 많아 보이는 이유 중 하나가 근속연수입니다. 현대모비스 A/S 부문 남성 평균근속연수는 22.3년으로 모듈 부문의 2배 이상입니다. 25살에 입사하면 적어도 47살 넘어서 까지 평탄히 재직할 수 있습니다. 높은 연차로 연봉을 많이 받는 이들이 많다보니, 평균연봉도 어느정도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상반기 공채직원 152명 중 66%(100여명)을 연구개발본부와 품질본부에 우선 배치했습니다. 자율주행, 친환경 등 미래 자동차 기술에 대비하고 핵심 부품의 품질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겁니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품질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는데요. 현대모비스의 이 같은 노력이 향후 품질문제를 풀어 낼 핵심키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국내 화장품업계에서 독보적인 1위 기업입니다. 올해 상반기(16)에만 매출 34790억원, 영업이익 7288억원을 벌여 들였죠. 사상 최대 반기 실적입니다. 소위 잘 나가는기업인 아모레퍼시픽, 직원들의 근무여건은 어떨까요.

 

아모레퍼시픽 직원들의 임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올해 지난 6개월간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2197만원입니다. 남성직원은 평균 3082만원, 여성직원은 1847만원을 받았네요.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사업부문이 총 6(지원, 화장품, 마케팅, 생산, MC, 연구개발)로 파편화 돼있습니다. 각 부문별 인력구조와 임금차가 확연하다보니 전체 평균은 의미가 없습니다.

 

아모레퍼시픽에서 가장 적은 임금을 받는 사업부문은 화장품입니다화장품으로 먹고 사는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인데, 의외라고요? 아무래도 화장품 사업부문 일선에 기간제 근로자가 다수 포진한 영향이 큽니다. 특히 여성 비정규직 근로자가 많은데요. 화장품부문 직원(3274) 14.6%(478)가 여성 비정규직입니다. 이들은 지난 반기동안 1600만원을 받았습니다. 화장품 부문은 판매실적에 따른 성과금 비율이 높고 기본급 자체가 워낙 낮은 탓입니다.

 

아모레퍼시픽 사업부문에서 가장 많은 임금을 받는 부문은 연구개발(R&D)인데요. 아모레퍼시픽 총 직원(6211) R&D 인력은 8%(496)정도지만, 그룹에서 핵심역할을 담당합니다. R&D에 근무하는 남성은 반기동안 평균 3600만원, 여성은 2600만원을 수령했습니다. “기술에서 우위를 확보해야만 세계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서성환 아모레퍼시픽 선대회장 신념에 따라 연구직에 후한 대우를 해주고 있다고 하네요.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미국과 중동 등으로 해외 시장 확장 가능성을 점치고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뉴욕, 파리, 도쿄, 상하이, 싱가포르 등에 R&D 센터를 보유하고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데요. 최근 살균제 치약 문제로 홍역을 앓기도 했던 아모레퍼시픽이 우환을 딛고 다시 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삼성생명은 집안 분위기가 좋지 못합니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저금리로 수익성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 탓에 근무하는 직원들 사기도 많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급여를 한번 볼까요. 올 상반기 삼성생명 일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3600만원입니다. 남성 직원은 4300만원, 여성직원은 2700만원 정도 수령했습니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남성은 717만원, 여성은 450만원입니다.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죠. 하지만 임금에 대한 직원들 불만은 커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지난해 같은 기간 반기보고서를 확인하면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 1~6월 삼성생명 남성직원은 평균 4800만원, 여성직원은 2900만원을 수령했습니다. , 올해 들어 삼성생명 남녀직원 모두 월급봉투가 얇아졌습니다. 삼성생명은 직원들이 직접 세운 목표나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유동적으로 지급하는데요. 업황이 좋지 못하다보니 직원들의 인센티브 수령액이 적어진 탓입니다.

 

삼성생명 직원들은 한번 입사하면 오래 근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균 근속연수가 12.3년이거든요. 코스피 100대기업의 평균 근속 연수 10.2년보다 좀 더 깁니다. 비정규직도 많지 않아요. 전체 직원 6211명 중 비정규직은 전체 4%(217)에 불과합니다. 코스피 100대 기업의 비정규직 평균 비율 6%대인 것을 감안하면 낮은 수치죠. 비교적 안정적인 고용형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삼성생명을 포함한 보험업계는 향후 새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에 맞춰 자본확충 부담을 떠안아야 합니다.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비용을 줄여야 할 때, 가장 먼저 고려되는 게 인력 구조조정이죠. 삼성생명도 연말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내년 삼성생명의 평균 근속연수나 급여, 비정규직 비율 등에서 변화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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