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55세·SKY 출신 20%…한전 59.7세 여성 전무

 

올해 초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기억하시나요?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면서 큰 인기를 끌었었죠. 삼성전자 주식을 살까 고민하는 극 중 인물을 보며 ‘그래, 저 때 주식을 샀더라면’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거예요. 당시 주당 3만2000원하던 삼성전자 주식이 이제는 160만원대에서 거래되거든요. 5000만원을 투자했다면 수익금이 25억원이죠.


사람에게도 투자할 수 있었다면 당시 연구원이었던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에 투자했을 거예요. 그는 올해 반기에만 26억원을 받았거든요. 지금의 삼성전자를 만든 주역들은 대부분 ‘응답하라 1980년대’예요. 삼성전자를 휴대폰 강자로 만든 신종균 사장도 1980년대 삼성전자 연구원으로 활동했어요. 경영기획실장으로 있는 이상훈 사장도 1980년에 삼성에 들어왔죠. 이들 등기임원 평균 나이는 62.6세로 1980년도에 20대 후반과 30대초반이었죠


미등기 임원을 포함한 임원 전체 평균 나이는 51.1세예요. 코스피 100대 기업 평균 52.95세보다 살짝 어려요. 최고령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에요. 74.8세예요. 가장 나이가 적은 임원은 인도 출신의 프라나브(35.4세) 삼성전자 연구위원이죠. 프라나브 상무는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 출신으로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젊은 과학자 35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된 적이 있어요. 어린 임원 대부분이 기업 총수 자제인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는 실력을 중시했다고 봐야겠죠.    

 

삼성전자 임원엔 서울대 출신이 유독 많아요. 무려 104명이나 되죠. 특이한 점은 다른 기업에 비해 성균관대(66명) 출신이 많이 보인다는 거예요. 아무래도 성균관대가 삼성그룹 재단인 영향도 없지는 않겠죠. 또 삼성전자는 광운대 출신 임원이 다른 기업보다 많았어요. 광운대는 신종균 사장이 나온 학교죠. 광운대 출신 삼성전자 임원 수는 21명으로 중앙대 16명, 포항공대 11명 보다 많았어요. 삼성전자를 제외한 전체 100대 기업 광운대 출신 임원은 31명이었어요.


삼성전자 임원 1065명 가운데 243명이 해외 유학을 다녀왔어요. 5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외국에서 학위를 딴 셈이죠. 그들 가운데 8명은 미국에서 공부했고요. 미국 대학에서 선진 기술을 공부한 인재들이 삼성전자에서 제대로 실력 발휘하고 있는 거죠.


특이할 점은 박사 245명, 석사 338명 등 석·박사 틈 속에서 살아남은 고졸, 전문대 출신 임원이에요. 그만큼 실력이 뛰어나다는 반증이겠죠. 수도전기공업고를 나온 황대환 상무(47세)를 포함한 경기공업전문학교, 구미1대, 전남과학대, 창원전문대, 충주공업전문대를 졸업한 7인방이 그 주인공이죠. 삼성전자 임원의 표본인 51.1세·미국 유학·박사와 비교하면 꽤 대조적이죠.

 

 

글로벌 자동차시장 5위 현대자동차. 국내 자동차 기업 중 가장 큰 덩치를 자랑하는 만큼 임원 수도 상당합니다. 현대자동차 임원들은 평균 54.9세의 남성임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유일한 여성임원은 리더십개발실장 조미진(54)상무입니다. 상대적으로 남초인 자동차 업계에서 조 상무는 말 그대로 ‘홍일점’이네요.


최근 정몽구 회장은 해외생산 500만시대에 맞춰 글로벌 시장을 확충한다고 말했는데요. 그에 따라 임원 구성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주요 시장인 중국 시장을 위해 북경 현대기차 총경리, 장원신 해외영업본부장이 임명됐습니다. 담도굉 중국전략담당 부사장, 이병호 해외영업본부장도 새롭게 배치됐습니다. 현대차 생산판매 목표 800만대를 위해 임원진들의 적극적인 변동이 예상됩니다.


특이한 점은 정의선 부회장은 홍길동마냥 현대차 4개사(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제철) 등기 임원으로 올라가 있습니다. 순환출자 구조에서 핵심인 곳이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몸이 열 개라도 남아나지 않겠어요. 아버지 정몽구 회장의 뒤를 이을 승계 준비를 하고 있는 걸까요?


현대자동차는 경상권 임원들이 강세입니다. 부산대(32명)에 이어 영남대(8명), 경북대(7명)등 영남권 지방 출신 임원들이 많습니다. 울산에 현대자동차 공장이 있는 것이 이유 중 하나겠죠. 자동차 회사답게 공과 계열이 강한 인하대(16명), 카이스트(5명) 출신 임원들도 눈에 띕니다. 서울대(22명), 고려대(20명)등 수도권 대학들을 포함해 출신 대학은 평균적으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워낙 임원 수가 많아서 그런지 대학들도 다양합니다.


‘개천에서 용난다’ 라는 속담은 현대차와는 멀어보입니다. 최종 출신 학교가 고등학교와 전문대에서 끝나는 임원이 없기 때문이죠. 석·박사 출신 임원 또한 30%로 비교적 높은 비율입니다. 유학을 다녀온 임원은 51명으로, 미국·영국 등 영어권 유학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합니다.  



 

올 여름 누진세 논란에 가장 국민들의 눈치를 봐야했던 사람들이에요. 국내 유일의 전기 공급자인 한국 전력의 임원들이죠. 한전의 상근 임원은 총 7명이에요. 전기, 가스 등 유틸리티 업종 공기업 특성답게 임원 수가 적어요. 직원이 2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적은 수죠.  


임원 평균 나이도 높은 편이에요. 59.7세예요. 동서 임원진(60.6세)과 한국가스공사 임원진(59.8세)에 이은 고령 임원진이죠. 다른 기업들이 발탁이나 영입으로 임원진을 선발하는데 공기업인 한전은 보통 승진을 통해 임원이 된다는 특성이 있어요. 물론 사장자리는 '낙하산'이 많죠. 단 상근하는 상임감사위원은 외부 전문가를 임명해요.


이들을 제외한 5명이 진정한 한전 출신 임원이죠. 이들이 임원이 된 거쳐온 부서도 다양해요. 김시호(58) 국내 부사장은 영업본부장 출신이구요. 유향열(58) 해외 부사장은 한전 필리핀일리한현지법인장이었죠. 현상권(58), 박성철(56), 장재원(57) 본부장들은 각각 기획처, 성남지사장, 송변전건설처장이죠.


임원 구성을 보면 한전이 해외를 중요시 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국내와 해외 양축으로 부사장이 배치돼 있죠. 내수 기업으로만 생각할 지 모르지만 한전은 해외 수출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어요. 신재생에너지, 원자력 등 다양한 전기 에너지 분야에서 해외 시장을 노리고 있죠. 국내 기업과 손잡고 해외로 나가는 경우도 많죠.     


특이한 점은 한전 임원 중에는 서울대 출신이 한 명도 없다는 거예요. 코스피 100대 기업에서 ·서울대 출신이 없는 기업이 7개인데요. 한전과 자회사인 한전KPS이 여기에 모두 포함됐어요. 연세대 출신이 2명으로 가장 많아요.  

한전 임원의 박사 학위자는 7명 중 3명이에요. 2명은 국내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어요. 나머지 한 명은 미국에서 유학했어요. 유일한 유학파죠. 나머지 4명 중 2명은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어요. 특이하게 국내 부사장과 해외 부사장만이 석박사 학위가 없어요.


또 한전에는 여성 임원이 없어요. 한전은 기업 공시에 성별을 기입하기 시작한 2013년부터 여성임원이 없었죠. 사실 공기업 여성임원은 찾기 어려워요. 지난해에도 공기업 여성임원은 홍표근 한국광물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과 최연혜 한국철도공사 사장 단 둘뿐이었죠. 이마저도 임기가 다 됐거나, ‘금뱃지’를 달면서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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