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보기 편집자주] 까놓고 보는 100대 기업 속내

투자 종목 찍어 달라는 요청엔 전제가 깔려있습니다. 경제 기자는 주요 거시 지표나 산업 변수가 주가 변동에 미치는 영향을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지레짐작과 함께 기업인들 취재하는 과정에서 미공개 투자 정보를 얻은 게 있으면 풀라는 거죠.

경제를 둘러싼 여러 변수들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가늠할 수 있는 기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입니다. 주식 투자로 돈 벌었다는 경제 기자를 별로 본 적이 없습니다. 또 기자가 알만한 투자 정보는 시장 참여자 대다수가 아는 겁니다. 증권가선 기자가 아는 것은 정보로서 무가치하다고 봅니다.

23년 차 경제 기자지만 이해할 수 없는 미스터리가 있습니다. 물건을 구입하면서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고 바겐세일 기간, 할인 폭 등을 꼼꼼하게 챙기는 소비자들이 주식에 투자할 때는 “어떤 종목이 좋다고 하던데?”라는 소문에 거액을 덜컥 투자합니다. 주식 시장을 공부하거나 종목을 분석하는 개미 투자자들을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주식 그거 어디 가야 살 수 있어요?”라고 묻는 이도 있더군요.

묻지마 투자는 참담한 투자 손실로 이어집니다. 우량 종목 위주로 투자하되 자기가 사는 종목에 대한 기본 정보는 파악해야 합니다. 그럼 그런 정보는 어디서 얻냐고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접속하면 기업 공시 정보를 언제든지 볼 수 있어요.

전자공시시스템(DART)은 상장법인이 공시 서류를 인터넷으로 제출하고 투자자는 인터넷을 통해 조회할 수 있는 기업 공시 시스템입니다. 투자 의사를 결정할 때 반드시 참고해야 할 주요 정보들이 보기 좋게 갈무리된 기업 정보의 보고입니다. 투자하기 전에 여기에 있는 자료만 보아도 ‘묻지마 투자’하는 우는 범하지 않겠죠.

주식시장에서 공시는 아주 중요합니다. 공시는 사업 내용, 재무제표, 영업실적 등 기업 내용을 주주, 채권자, 투자자 등 이해 관계자에게 알리는 제도입니다. 주식시장에서 가격과 거래에 영향을 줄 중요 정보를 공개해 공정 가격을 형성하기 위해 마련된 조처죠.

우리나라 상법은 기업에게 정관, 주주 명부, 의사록, 재무제표, 영업 보고서, 감사보고서 등을 비치·공시하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영진 교체, 자본 변동, 신기술 개발, 새 사업 진출 등 경영 활동 관련 정보들은 반드시 공시해야 합니다.

상장법인이 공시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으면 제재를 받습니다. 불성실 공시 법인은 불성실 공시 사실을 공표하고 매매거래 정지, 관리종목 지정, 상장폐지 등 제재를 받습니다.

공시는 발행과 유통 시장 공시로 나뉩니다. 발행시장 공시는 회사가 유가증권을 발행하기 위해 투자자 대상으로 실시하는 1회성 행사입니다. 유가증권신고서, 사업설명서, 유가증권발행실적보고서 등이 이에 해당하죠.

유통시장 공시는 연속·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유통시장 참여를 대상으로 합니다. 주주와 채권자, 투자자에게 투자 판단에 필요한 과거·현재·미래의 투자 정보를 공시하는 거죠.

유통시장 공시에는 정기와 수시 공시가 있습니다. 정기 공시는 사업보고서, 반기보고서, 분기보고서, 연결재무제표, 결합재무제표 등을 보고합니다. 수시 공시는 기업경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수시로 공시하는 겁니다.

우리는 정기 공시 중 반기 보고서를 눈 여겨 보고자 합니다. 코스피 시가총액 100위 기업 최신 반기보고서를분석해 영업실적, 재무제표, 지배구조, 임직원 현황 등 주요 경영 내용을 정리·도해화하겠습니다. 100대 선정 기준은 보통주와 우선주 시가총액을 합한 금액입니다. 현대차는 보통주 시가총액만 보면 5위(20일 종가 기준)이지만 우선주까지 합산하니 2위에 올랐습니다.  

100대 기업 반기보고서 분석 내용은  ①기업총괄 ②임원 ③직원 등 3개 범주로 구분한 뒤 총 22개 편에 나눠 담겠습니다. 기업 현황과 실적 지표는 기업총괄편에 싣겠습니다. 임원과 직원 편에선 국내 100대 기업을 이끌어가는 주역들을 몇가지 통계 지표로 분류하겠습니다. 주요 지표는 그래픽으로 만들어 깔끔하게 정리하겠습니다. 대신 지표나 수치와 관련한 내부 속사정은 글로 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