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김명민·이종석 주연 ‘V.I.P.’ 크랭크인…시장 지각변동 예고

영화 ‘밀정’으로 국내 투자배급업계에 연착륙한 워너브라더스가 블록버스터를 내세워 시장을 본격 공략할 심산이다. / 사진=뉴스1

 

영화 ‘밀정’으로 국내 투자배급업계에 연착륙한 워너브라더스가 확연히 자신감을 얻은 모습이다. 내년에도 화려한 캐스팅의 블록버스터를 내세워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국내 4대 메이저 투자배급사의 판도가 본격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20일 워너브라더스코리아는 영화 ‘V.I.P.’(이하 브이아이피)가 22일 크랭크인 한다고 밝혔다. 연출은 ‘신세계’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박훈정 감독이 맡았다.

워너브라더스에 따르면 영화는 북한에서 온 브이아이피가 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그를 쫓는 대한민국 특별수사팀과 북한에서 넘어온 비밀 공작원, 미국 CIA와 대한민국 국정원 등이 얽히고설킨 이야기다.

배우 면면도 화려하다. 미국 CIA와 대한민국 국정원을 오가는 인물 박재혁 역은 배우 장동건이 맡았다. 배우 김명민은 연쇄살인사건의 핵심 용의자로 지목 된 김광일을 쫓는 경찰 채이도로 분한다. 북에서 내려온 보안성 소속 공작원 리대범 역에는 박희순이 나선다. 이야기의 단초를 제공하는 귀순 VIP 김광일 역은 청춘스타 이종석이 연기한다.

이에 대해 한 평론가는 “장동건은 할리우드 진출 경험이 있고, 이종석은 동아시아 시장에서 떠오르는 배우다. 김명민은 한국에서 흥행티켓”이라며 “할리우드 업계가 유독 국내 남자배우와 남자감독에 투자하는 것도 관심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올해 국내에 상륙한 워너브라더스는 첫 투자배급작 ‘밀정’이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동시에 받으며 시장에 안착했다. 밀정은 최종관객 75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개봉작 중 부산행(NEW배급·1156만명)에 이어 2위다. 누적매출액도 600억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국내 업계 기성 강자인 CJ E&M과 쇼박스의 주력작 인천상륙작전과 터널은 각각 704만명, 712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워너브라더스의 첫 성적표가 높은 평가를 받는 까닭이다. 20세기 폭스코리아의 ‘곡성’은 688만 관객을 불러모았다.

워너브라더스는 하반기에 이병헌‧공효진 주연의 ‘싱글라이더’도 개봉한다. 내년 배급작은 5편 내외다. 그 중 하나가 브이아이피가 될 전망이다. 워너브라더스는 “브아이아피는 국정원, 경찰·검찰을 넘어 미 CIA, 북 보안성까지 이야기 및 배경이 폭넓게 확장되면서 전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직 정확한 제작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블록버스터급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각각 ‘밀정’과 ‘곡성’을 흥행시킨 워너브라더스와 20세기폭스가 시장에 안착하면서 국내 투자배급사 판도에 끼칠 영향도 주목된다. 국내 투자배급시장은 CJ E&M과 오리온 계열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NEW의 4강체제로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 이 상황에서 해외 투자배급사가 본격 공세에 나서고 극장업계 3위 메가박스가 ‘플러스엠’으로 투자배급에도 나서면서 시장판도가 술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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