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세일페스타 외에도 세일 일상화…백화점 고급 이미지 해쳐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 롯데백화점 할인 매대. / 사진=롯데백화점

정부 주도로 유통업계 전체에 세일 바람이 부는 가운데 지나친 세일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주요 백화점의 경우 코리아세일페스타(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이 아니더라도 평소 세일 횟수가 잦은 편이다.

주요 백화점은 정부가 지정한 코리아세일페스타 일정에 따라 9월29일~10월9일​ 특별할인기간에 반값 상품전, 해외 유명 브랜드 대전 등 최고 80% 할인된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끌어 모았다. 


백화점은 특별할인 기간이 끝난 후에도 할인을 이어 나간다. 롯데백화점은 14일부터 16일까지 신세계백화점은 13일부터 23일까지 현대백화점은 13일부터 16일까지 할인 행사를 지속한다. 백화점업계는 특별할인기간 동안 끌어올려진 소비심리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각 백화점들은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처럼 대대적인 세일 행사기간이 아닌 평상시에도 세일이 빈번하다. 실제 최근 6개월간(5월~10월) 롯데백화점의 경우 계절별, 연휴별로 잦은 세일행사를 실시했다. 5월에는 6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됨에 따라 연휴기간을 겨냥한 블랙쇼핑데이(5월4일~8일)를 진행했고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사랑 대(大)바자 백만점 대공개(5월 13일~19일)를 진행했다.

이후 6월30일부터 7월24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여름 정기세일을, 7월19일부터 약 한 달 동안 역대 최대 규모 해외명품 할인전을, 7월27일부터 31일까지 닷새간은 일산 킨텍스에서 출장세일을 열었다.

또 골프가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데 따른 골프의류·용품 세일이나 여름 피서족을 위한 반바지·레시가드 세일, 8월 광복절 연휴를 겨냥한 4일간의 롯데 블랙쇼핑위크(8월12일~15일) 등 끊임없이 세일을 이어 나갔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세일이 백화점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노정구 동명대 유통경영학과 교수는 “백화점은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많은데 세일이 잦으면 그런 이미지가 훼손된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가 세일 자체에 둔감해지면서 백화점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백화점이 세일을 자주하면 소비자들은 10% 정도의 할인행사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을 수 있다”며 “30%, 50% 등 더 높은 비율의 세일을 한다고 해야 소비자들이 반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소비자들이 세일에 내성이 생기면 정상가격도 정상이라고 보지 않을 수 있다”며 “정상가격의 제품이 안 팔리면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백화점은 세일을 통해 매출 증대 효과를 볼 수 있어 적극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세일기간에 반짝 소비가 늘어도 전체적인 매출을 봤을 땐 매출 증대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정구 교수는 “자주 세일을 하면 세일 기간이 아닐 때는 매출이 많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세일기간과 세일을 안 하는 기간을 전체적으로 다 따져보면 매출 증대효과가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백화점의 세일이 많아지면서 중소상인들의 어려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동윤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백화점이 대폭 세일을 하면 중소상인들이 파는 물건과 가격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며 “가격 격차 축소로 소비자들이 백화점으로 가게 되면 중소상인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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