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곽상도 의원 "중국 TV의 무단 표절 2년사이 3.2배 늘어”…제대로 제재도 못해

중국 동방위성TV의 예능 '극한도전'. MBC '무한도전'을 거의 짜깁기 하다시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 사진=동방위성TV

 

중국의 한류콘텐츠 베끼기가 최근 2년 새 3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MBC 장수예능 무한도전은 중국에서만 3번이나 표절 당했다. ‘포맷’ 산업 성장 등 저작권에 대한 엄밀한 보호가 강화되고 있는 전 세계적 추세를 정면으로 역행한 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10일 국회 교육문화관광위원회 소속 곽상도 새누리당 의원(초선대구 중구·남구)​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출한 국정감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3년부터 2016년 8월까지 한국저작권위원회 해외저작권센터에서 구제조치 지원 및 법률상담 컨설팅 등으로 파악한 방송콘텐츠 침해사례가 총 503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침해사례는 최근 2년 새 3.2배나 증가했다. 2014년 61건에 그쳤던 사례는 올해들어 8월까지만 197건이나 접수됐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207건(41.2%)으로 압도적이었고 태국 152건(30.2%), 필리핀 78건(15.5%), 베트남 66건(13.1%)이 뒤를 이었다.

문체부는 올해 SBS TV 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 KBS2 TV 드라마 ‘발칙하게 고고’ 등 167개 작품의 저작권 침해 사례가 적발돼 56건의 경고장을 중국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또 베트남의 경우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저작권 침해에 대해 44건의 경고장을 보내놓은 상태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나 MBC 출신인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초선‧비례대표)이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MBC 인기예능 무한도전의 피해사례를 밝힌 바 있다.

당시 김 의원에 따르면 중국 CCTV는 지난해 11월 MBC 무한도전의 정식 판권을 구입해 ‘대단한 도전’이라는 제목으로 현지방송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중국 동방위성TV 등은 ‘극한도전’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내보내며 방송 아이디어까지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더불어 장수위성TV(진심영웅)와 절강위성TV(도전자연맹)의 프로그램도 베끼기 혐의를 받고 있다. 국내 한 예능 프로그램을 중국 3개 방송사가 연이어 표절한 웃지 못 할 상황인 셈이다. MBC 측 역시 강경대응을 공언했지만 아직까지는 별 다른 제재조치가 내려지지는 않았다.

또 지난해에는 JTBC 예능 ‘히든싱어’가 중국 내 한 방송사에서 ‘은장적 가수’(숨은 가수)로 방영됐는데, 이 역시 정식 판권 계약 없이 촬영된 프로그램이다. 이에 대해 JTBC 측 역시 “엄연한 표절”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었다.

이외에도 곽 의원은 ‘개그콘서트’와 ‘웃음을 찾는 사람들’ 등 코미디 프로그램 인기코너와 드라마 ‘시청률의 제왕’도 불법 리메이크돼 방송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중국의 행태에 대해 국내업계 안팎에서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정면으로 무시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세계 콘텐츠 시장에서는 저작권에 대한 엄밀한 보호가 더 강화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포맷’ 유통사업이 크게 커지고 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관련 강의 자리에서 “미디어환경이 글로벌화하면서 유럽이나 오지 아프리카에서 나오는 방송도 알게 됐다. 제작사 입장에서 이젠 남의 걸 베끼면 금방 알려진다. 이런 분위기가 남의 것을 베끼는 문화를 줄어들게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중국 방송사들은 바로 옆 한국시장의 프로그램도 아랑곳 하지 않고 베끼는 데 열중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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